예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교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장갑차로 후티 대원들을 잇따라 들이받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예멘 정부군이 공개한 영상을 검증한 결과, 장갑차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에 무장한 후티 대원뿐 아니라 비무장 상태로 있던 대원들이 차량에 치이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장갑차 한 대가 해안가를 이동하며 후티 대원들을 향해 돌진한다. 일부 후티 대원들은 무기를 소지한 채 걷거나 달리고 있지만, 다른 대원들은 모래사장에 앉거나 누워 있었다. 차량이 접근하는 상황에서도 몸을 웅크린 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대원도 있었다.
문제가 된 장면에서는 장갑차가 무장하지 않은 채 달아나던 남성을 들이받은 뒤, 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또 다른 남성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로이터는 “해당 장갑차는 무장하지 않은 남성들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 또 다른 두 남성이 손을 들어 올린 상태에서 장갑차에 치이는 장면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은 예멘 정부군이 지난달 후티가 장악했던 홍해의 핵심 항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 지역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해당 영상이 공개된 시점은 지난 5일이며 정부군의 주요 전투부대 중 하나인 ‘자이언트 여단’이 이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후티 “전쟁 범죄의 증거”후티 반군 측은 해당 영상이 전쟁 범죄의 증거라며 “사우디와 사우디가 지원하는 무장세력(예멘 정부군)의 행위를 보여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예멘 정부군 측은 해당 영상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예멘 정부군 연합은 논란이 된 영상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날 병력들에게 포로를 적절히 대우하고 종교적·윤리적·법적 기준을 준수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번 영상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예멘 정부군과 후티 사이의 전투가 격화하는 가운데 공개됐다.
예멘 정부군은 지난 5일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 해안 지역을 빠르게 공격해 후티 세력을 밀어냈으며, 이 지역을 둘러싼 전투가 6일에도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 측은 정부군의 진격 및 영토 장악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후티, 사우디 공습에 한국 기업 인근도 피격한편 후티 반군은 사우디의 정유 시설과 공항 등 본토를 향한 반격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후티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비롯한 여러 도시의 공항과 정유 시설 등을 겨냥하면서 한국 기업이 진출한 지역 인근까지 공습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로이터 통신은 사우디 항공청을 인용해 “전날 예멘 국경과 가까운 자잔과 나지란의 공항에서 두 차례 공격으로 3명이 다치고 물적 피해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란 프레스TV에 따르면 후티 반군 대변인 야히야 사리 준장은 전날 성명에서 다수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드론을 동원해 사우디의 공항과 정유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후티의 공격을 받은 지역 중에는 라빅도 포함돼 있다.
라빅은 한국 기업들과 인연이 많은 도시로 알려졌다. GS건설은 2010년대 당시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운영하는 ‘페트로 라빅’ 석유화학단지를 수주해 건설했고, 한국 전력은 2009년 중유 화력 발전 사업을 수주해 운영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가 라빅에서 남쪽으로 약 40㎞ 떨어진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공사 현장 직원들은 라빅의 숙소에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현지 교민은 “직원 숙소에서 6∼7㎞ 정도 떨어진 정유 시설에서 연기와 불을 목격했다”며 “현지 주민으로부터 드론 4대가 공격했는데 3대는 격추되고 1대가 공격에 성공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라빅 등 사우디 서부를 관할하는 제다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이번 공습과 관련해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총영사관은 이날 홈페이지 안전 공지를 통해 라빅 정유 시설 화재 관련 현지 보도 등을 전하며 “석유 인프라 등 민감 시설 인근을 방문할 계획인 국민은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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