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작전 마친 F/A-18F에 두 동강 난 잠수함 표식
정박 중 폭격 가능성 제기…미군, 구체적 공격 경위 공개 안 해
이란 작전을 마치고 돌아온 미 해군 전투기에 뜻밖의 전과 표식이 등장했다. 기체에 그린 것은 적 전투기나 드론이 아닌 두 동강 난 잠수함이다. 슈퍼호넷이 어떤 공격으로 잠수함 파괴 기록을 남겼는지 관심을 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태스크앤드퍼퍼스는 6일(현지시간) 미 해군 제41전투공격비행대대(VFA-41) ‘블랙 에이스’ 소속 F/A-18F 슈퍼호넷에서 잠수함 파괴를 나타내는 ‘킬마크’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체는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 르무어 해군항공기지로 복귀했다.
사진을 보면 조종석 아래에 폭탄 모양 표식들이 줄지어 있다. 그 위에는 선체가 두 조각으로 갈라진 잠수함과 ‘서브 버스터’(Sub Buster·잠수함 파괴자)라는 문구를 새겼다.
항공 전문 매체 디애비에이셔니스트는 지난 2일 이 사진을 먼저 소개하며 기체를 등록번호 168491의 F/A-18F로 식별했다. 이 비행대대는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에 배치돼 대이란 군사작전 ‘에픽 퓨리’에 참여했다.
킬로급 잠수함인가…정박 중 폭격 가능성
공격 대상이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군사 전문 매체 아미레코그니션의 국방 분석가 테오만 S. 니잔지는 6일 분석에서 이란의 잠수함 전력 구성과 기체 표식의 형태 등을 근거로 킬로급을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다만 그는 전과 표식이 실제 함형을 정확히 재현한 그림은 아니라며, 표식만으로 잠수함의 종류를 특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킬로급이라는 해석은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추정이다.
슈퍼호넷은 공중전과 지상·해상 표적 공격을 수행하는 다목적 전투기다. 미 해군은 1인승 F/A-18E와 2인승 F/A-18F를 운용한다. 이번 기체는 조종사와 무장체계 장교가 함께 탑승하는 F형이다.
잠수함을 공격했다고 반드시 물속에서 추적해 격침했다는 뜻은 아니다. 항구에 정박하거나 수리를 위해 물 밖으로 나온 잠수함이라면 전투기의 정밀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진을 촬영한 제프 로하스도 태스크앤드퍼퍼스에 건선거에 있던 잠수함을 레이저 유도 폭탄으로 공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작전을 직접 확인한 설명은 아니다.
아미레코그니션은 다른 항공기나 함정 등이 표적의 위치를 확인하고 슈퍼호넷이 공격을 맡았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전투기가 직접 잠수함을 탐지하지 않아도 다른 전력의 정보를 받아 타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작전에서 실제로 이런 방식을 사용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드론에서 잠수함까지…기체에 남긴 전과
미 전투기가 기체에 전과를 표시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24년 홍해에서 작전한 항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소속 슈퍼호넷에는 드론과 미사일 모양 표식들이 등장했다.
이런 그림은 모양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네이비타임스는 당시 미 국방 관계자를 인용해 폭탄·미사일 표식은 해당 기체가 사용한 무장 수를, 드론 등 표적 모양은 파괴한 적 장비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기체에 그린 모든 그림을 격추 숫자로 읽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번 잠수함 표식은 사용한 무장보다 파괴한 표적을 나타내는 그림으로 해석된다. 두 동강 난 선체와 ‘서브 버스터’라는 문구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구체적인 공격 경위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태스크앤드퍼퍼스가 미 해군에 문의하자 해군은 중부사령부에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중부사령부는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사진에는 잠수함 파괴를 나타내는 전과 표식이 남았지만, 표적의 함종과 공격 당시 위치, 사용한 무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서브 버스터’가 어떤 작전으로 탄생했는지는 미군의 추가 설명이 있어야 드러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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