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4년 넘게 전쟁을 치르는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자국 군용 차량을 위해 용감하게 길을 터주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유나이티드24는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무부를 인용해 “민간인이 전투 임무 중 파편으로 막힌 무인 지상 차량(UGV)의 통행을 도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이 무인 지상 차량의 이동을 방해하는 커다란 나뭇가지를 직접 제거해 차량이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당시 오메가 특수목적센터 소속 부대원들은 UGV를 운용하던 중 장애물에 부딪혔다. 폭격 등의 여파로 나뭇가지 등의 파편이 사방에 깔려 있어 통행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때 한 남성이 나타나 자신을 따라오라며 손짓한 뒤 UGV 앞에서 걷기 시작했다. 그는 UGV가 지나갈 수 있도록 파편을 직접 치우다가 마지막에는 긴 나뭇가지를 직접 들어 옮기면서 차량을 향해 어서 지나가라는 듯 또다시 손짓했다.
내무부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민간인이 맨손으로 길을 치워줘 수비대가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이 우크라이나인의 따뜻한 마음과 용기는 우리의 힘이 단결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국가를 위해 싸우는 군인들을 도운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 제71공중기동여단은 수미 지역에서 한 민간인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가 지뢰로 손상된 UGV를 구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해당 차량은 전투 임무 중 지뢰를 밟은 상태였다. 병사들이 또 다른 UGV를 보내 손상된 차량을 회수하려 했지만 원격으로 차량 회수를 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다. 이때 민간인 여성이 나서서 운용 요원들을 도와 회수 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맹공에 속출하는 민간인 피해한편 러시아가 하룻밤 새 우크라이나 전역에 수백 대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7일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순항미사일과 드론 200여 기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전역에 쏟아부었다. 이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74번째 생일이다.
이 과정에서 최소 28명이 사망했다. 이 중에는 아동 5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 등 SNS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키이우 곳곳에서 건물이 무너지고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구조된 사람도 있었지만 시신 2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드니프로, 자포리자, 올렉산드리야 등에서도 러시아 공격에 4명이 사망했다.
북부 체르니히우 지역에서는 5층짜리 아파트 건물이 미사일에 피격되면서 아이 5명을 포함해 19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의 이번 대규모 공습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키이우와 자포리자 등 전역의 도시에 드론과 미사일 수백 발을 발사했다며 “러시아 장군들이 푸틴의 생일에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물, 즉 전쟁 범죄를 선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푸틴에게 가장 큰 선물은 헤이그 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내년 우크라이나 침략 범죄 특별재판소를 본격적으로 출범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며 푸틴에 대한 전쟁 범죄 처벌을 예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SNS에 “이번 러시아 공습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에너지 인프라였다. 이는 가장 비열한 공격 중 하나”라며 “러시아군은 마치 푸틴에게 생일 선물이라도 주는 듯 주거용 건물을 파괴했다”고 비난했다.
다만 러시아는 민간시설을 의도적으로 겨냥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공습으로 키이우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군수산업 시설과 미사일 생산·조립 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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