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높이에 770kg 무게의 이 로봇 기린은 목을 구부리고 앞뒤로 걸음을 옮기는 등 크기와 생김새까지 실제 기린 못지 않다.
거대한 덩치를 움직이는 동력은 프로판 가스를 먹는 12마력 엔진에서 나온다. 프로판이 가솔린보다 안전하고 깨끗해 실내 행사에 쓰는 것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 계산이다.
프로판 엔진은 그러나 곧바로 동체에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내장된 배터리를 충전하는 역할만 한다. 로봇 기린을 움직이는 데는 3마력짜리 배터리 하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연료를 엔진 삼아 전기를 일으키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장치가 제 몫을 한 셈이다.
로봇 기린은 작업 전반을 스스로 도맡는다는 이른바 ‘DIY’ 정신에 입각해 만들어진 것으로 러셀이란 미국인 제작자의 손에서 나왔다.
미국 네바다 사막에서 해마다 벌어지는 한 축제 현장을 즐겨 찾던 그는 높은 곳에서 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장비를 원했다. 야외 행사인 만큼 ‘빵빵한’ 음악도 필수였고 친구들 서넛도 곁에 있어야 했다. 고출력 스피커 시스템과 최대 6인까지 앉을 수 있는 약 2m 길이의 ‘좌석형’ 기린 목은 그렇게 태어났다.
지난 2005년 제작이 시작돼 이듬해 최초 완성된 로봇 기린은 만만치 않은 시행 착오와 기술 전환을 거듭한 끝에 2009년 모델로 거듭났다. 다음달 30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DIY족’들의 잔치 마당 ‘베이에리어 메이크 페어’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사진=makerfaire.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음악통신원 고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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