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프로테로(70·Bob Prothero)는 지난 5월 랭커셔 브러팅스로프 비행장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1950년대 만들어진 ‘핸들리패이지 빅터’(Handley Page Victor) 폭격기의 조종간을 잡게 됐다.
최근 복원된 이 폭격기는 이날 에어쇼에서 천천히 활주로를 이동한 뒤 멈춰서 관중의 사진 촬영에 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활주로에서 상황이 급변했다. 폭격기가 점점 속도를 내자 프로테로는 옆자리에 민간인 엔지니어에게 엔진을 끄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행 경력이 없는 엔지니어가 당황한 사이 폭격기는 이륙속도에 도달해 공중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고 150피트 상공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프로테로가 폭격기를 조종한 것은 20여 년 전이 마지막으로 비행 면허가 종료된 지 오래. 그러나 자칫 낡은 폭격기의 엔진이 공중에서 멈춘다면 에어쇼에 모인 관중과 주변 주택가에 큰 피해를 줄 수도 있었다.
프로테로는 악전고투 끝에 폭격기를 들판에 비상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프로테로는 “내 생애 가장 무서운 9초”였다며 “폭격기를 가능한 빨리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것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8일 민간항공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뒤늦게 화제가 됐다.
당시 에어쇼 관중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75톤짜리 거대한 폭격기가 날아올라 왼쪽으로 기울었다 먼지구름 속에 착륙하는 일련의 과정이 생생히 드러났다.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기자 spirit0104@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