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왕인 표범도 적(敵)의 따가운 가시에는 어쩔 도리가 없나보다. 아프리카 남부의 보츠와나에 사는 암표범의 굴욕순간이 포착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야생동물사진가가 찍은 이 사진은 한껏 가시를 치켜세운 호저(豪猪)라 부르는 동물과 표범의 대립 장면을 담고 있다.
‘산미치광이’라고도 부르는 호저는 쥐목 동물로, 몸과 꼬리의 윗면이 가시털로 덮여있다. 가시털이 적의 몸에 꽂히면, 몸에서 떨어져 나와 적의 근육 속으로 파고들어 고통을 준다.
사납기로는 둘째가기가 서러운 표범이지만, 날카로운 가시털탓에 두 동물의 싸움은 결국 표범의 완패로 끝이 났다.
표범은 가시털이 비교적 적은 호저의 옆면을 공략했지만, 호저가 재빨리 가시털을 세운 탓에 피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맹수중에 맹수인 표범은 호저의 가시털때문에 ‘굴욕적인’ 장면까지 연출하고 말았다.
공격에 실패하고 앞발을 내린 채, 가시털로 철저히 방어하는 호저를 바라보는 표범의 포즈와 표정은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준다.
사진을 찍은 작가인 솀 컨피온(33)은 “여러차례 공격에도 호저가 물러서지 않자, 표범은 더 이상의 공격을 포기하고 돌아갔다.”면서 “맹수 표범의 이러한 모습을 포착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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