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개막한 2010남아공월드컵이 점점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가족과 이별을 감행할 만큼 축구에 ‘미친’ 한 남자가 언론에 소개됐다.
영국에 사는 브라이언(39)은 17살 때 처음 축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한 뒤, 말그대로 축구에 미쳐버린 남자다.
그는 지난 22년간 월드컵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열린 248경기를 관람해 왔다. 여기에 쓴 돈만에도 10만 파운드(약 1억 8000만원)가 넘는다.
브라이언에게는 각각 12살·10살 된 딸 2명과 아내가 있었지만 축구 때문에 모두 잃었다. 가족들이 축구와 잉글랜드팀에 집착하는 그를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잉글랜드의 경기를 본 날, 같은 응원가로 팀을 응원하던 모습이 생생하다.”면서 “축구팬이 된지 2년 후인 1990년, 같은 팀을 응원하던 여자 친구를 만나 결혼했고, 결혼식 당일에는 잉글랜드의 유니폼을 입고 입장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들의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프랑스 월드컵이 있던 1998년, 월드컵 주간에 브라이언의 큰 딸이 태어날 예정이었지만, 독일행을 미루지 않겠다는 남편 때문에 그의 부인은 만삭의 배를 이끌고 독일로 건너가야 했다.
2년 뒤 둘째가 태어날 당시에도 이 같은 상황은 반복됐다. 결국 2003년 브라이언의 부인은 이혼을 선언한 뒤 집을 나가버렸다.
그는 “내 주위 사람들은 나를 이해해주지 못했다. 나와 축구의 사이는 친구와 관계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내 수중에는 1만 파운드밖에 남지 않아 숙소를 잡을 여유도 없다.”면서 “하지만 만약 잉글랜드가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것보다 값진 것은 없을 것”이라며 여전히 강한 집착을 드러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