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 vs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
호주의 한 여성이 자신의 동의 없이 수술 과정에서 생식기 대부분을 제거한 산부인과 전문의를 고소했다. 의사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하고 있어 어떤 판결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호주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법적인 이유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뉴사우스웨일스의 의사가 수술 과정에서 환자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 2일(현지시간) 시드니 법정에 섰다.
이 사건은 8년 전으로 돌아간다. 자궁 이상으로 병원을 찾은 캐롤린 드 웨지네어는 의사로부터 자궁적출 수술을 권유받았다. 적은 표피만 들어낼 뿐, 수술 뒤 3일 만에 퇴원이 가능한 간단하고 경미한 수술이라는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수술 직후 그녀는 뭔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적은 부위의 피부만 제거한다는 말과 달리 음핵 등 생식기 대부분이 동의 없이 잘려나간 것. 그녀는 “고의적으로 상해를 입혀 나의 인생을 망가뜨렸다.”고 해당 의사를 고소했다.
법정에서 그녀는 “의사라면 환자가 생식기를 제거한 이후 인생이 얼마나 망가질 지에 대해서 더 고민했어야 한다.”면서 “고의든 그렇지 않든 이렇게 많은 조직을 떼어낸 이유는 없었다.”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의사의 법적 변호인 존 스트레튼은 오히려 웨지네어가 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체적 위해나 정신적인 상처를 주려고 했다는 건 말도 안된다.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맞섰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