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전(현지시간) 중국 랴오닝 성 선양에 있는 수입차 랜드로버 판매점 앞 도로에 검은색 랜드로버 차량 한 대를 당나귀 두 마리가 끌고 가는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영문을 알지 못하는 주변 상인과 행인들은 판매점 앞으로 몰려들었다.
황당한 퍼포먼스를 꾸민 건 차량의 주인이었다. 선양 등지에서 사업을 하는 리 퉁 은 지난해 6월 200만 위안(3억 3000여 만원)의 거금을 들여 이 판매점에서 차량을 샀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탈이 나더니 결국 7번째 고장이 나자 홧김에 이 같은 일을 꾸몄다.
리는 “비싼 차를 산 기쁨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사라졌다. 하루 만에 잔고장이 나더니 지난 1년 동안 수리 센터에 6번이나 차를 맡겨야 했다. 6개월 만에 엔진을 바꾸는 등 수리비만 5만 위안(850만원)을 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차량 주인은 이 같은 고장에는 성의 없는 서비스를 한 판매점의 탓도 컸다며 일명 ‘당나귀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근처 농장에서 500위안(8만원) 가량을 주고 당나귀 2마리를 빌린 뒤 문제의 차량에 연결해 이곳까지 끌고 왔다는 것.
리는 “2마리 당나귀가 375마력의 고물차보다 더 성능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회사 측에서 만족할 만한 대답을 줄 때까지 ‘당나귀 퍼포먼스’를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 퍼포먼스가 현지 언론매체에 소개돼 일파만파 퍼지자 회사 측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랜드로버 측은 “차량 내부의 시스템 결함에 대해서 확인해 보겠다.”면서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선 지난 15일(현지시간) 칭다오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소비자 권익의 날’을 맞아 한 남성이 300만 위안(5억 1700만원)의 람보르기니를 길거리에서 때려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 당시 이 남성은 “시동이 걸리지 않는 등 고장이 빈번히 발생하자 판매 업체의 서비스에 항의하기 위해서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