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돈 주세요” 기부요청에 2750억 당첨부부 ‘피신’

작성 2011.07.18 00:00 ㅣ 수정 2012.11.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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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유럽복권 사상 최대 당첨금을 얻게 된 영국인 부부가 쏟아지는 기부요청에 부담을 느껴 당첨사실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종적은 감췄다.

영국 에어셔의 라그스란 작은 마을에 살던 콜린(64)과 크리스틴 위어(55) 부부가 자녀 2명을 데리고 지난 13일(현지시간) 스페인으로 극비 출국했다. 선데이 타임스 등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부부가 기부요청 하루 만에 수백 건이 밀려들자 피신한 것으로 보인다.

전직 카메라맨인 콜린과 간호사 출신의 크리스틴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 9개국에서 동시에 판매되는 ‘유로밀리언’ 복권 1등에 뽑혔다. 총상금은 1억 6165만 3000파운드(약 2750억원)으로, 이번 당첨으로 영국 부호서열 420위에 단숨에 뛰어올랐다.

지난 15일 당첨금을 수령한 위어 부부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겁내지 않고 즐기기로 했다.”며 연신 미소를 보였다. 또 “당첨 사실을 알게 된 날 너무나 흥분돼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꼴딱 샜다.”고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위어 부부는 당첨사실을 알린 지 하루 만에 집을 비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부 요청이 한꺼번에 쇄도하자 부담감과 신변의 위협을 느껴 해외로 몸을 피한 것. 관할 우체국은 “하루만에 수백 통의 기부요청 편지가 수북이 쌓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할 경찰서는 위어 부부가 도착할 경우 신변보호를 위해 특별 경계를 할 계획이다. 이웃집에 사는 데이비드 심슨(82)은 “옆집에 살던 이들이 이런 행운을 얻었다는 게 기쁘지만 더 이상 한 동네에 살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기도 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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