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토론토에서 공공장소, 특히 지하철에서의 성추행 등 성범죄가 증가하자 경찰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주 범행타깃으로 분석된 여학생들에게 교복 치마를 입지 말라고 경고한 것.
캐나다 공영방송 CBC 등 현지 언론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토론토 의원들은 교복이 소녀들을 성범죄 타깃으로 만드는 주범이라고 지적하고, 치마 착용을 제재할 것을 공식 권고했다.
정부와 경찰의 경고를 받아들인 그린우드 중등학교 교장 알란 하디는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은 가급적이면 지하철 등 공공교통을 이용할 때 교복을 입지 말 것”이라고 지침을 내렸다.
하디 교장은 또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내는 이메일에 “성범죄자들이 치마를 입은 여학생들을 주로 노린다.”면서 “청바지나 트레이닝바지 등을 착용할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그린우드 학교 여학생 2명이 교복 치마와 블라우스를 입고 등교하다 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한 직후 내려진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이 발표되자 성차별이라는 지적과 함께 자율성을 침해하는 권고라는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성범죄 주범을 체포하고 이를 단속하기보다 여성의 복장에 제재를 가하는 정부의 방침이 시민들을 뿔나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일 뉴욕 거리 한복판에서는 성범죄 예방을 위해 여성들에게 치마를 입지 말라고 권고한 뉴욕 경찰 측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은 “의복의 자유를 침해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지 말아야 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펼쳤다.
국내의 한 교육청도 여학생들의 짧은 교복치마가 탈선이나 성범죄 등 범죄에 노출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치마 길이를 규제하는 방안 등을 내놓은 뒤 찬반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