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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분홍빛을 띠어 마치 ‘딸기 무늬’로 보이는 희귀 표범이 남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포착돼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내셔널 지오그래픽 뉴스에 따르면 사진 속 이 분홍 표범은 남아프리카 매디퀴 동물 보호구역 내에서 사파리 안내원이자 사진작가인 디온 드 빌리에르가 촬영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표범은 검은색 반점이 박힌 황갈색 외피를 두르고 있다. 따라서 사진을 촬영한 빌리에르는 최근 미국 야생고양잇과보존단체인 ‘판테라’에 사진을 보내 특이한 색깔을 지닌 표범에 관해 문의했다.
이에 대해 판테라의 회장 누크 헌터는 이 분홍 표범이 적발증(erythrism)에 걸린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한다.
적발증은 유전 질환의 일종으로 붉은 색소를 과도하게 만들어 내거나 검은 색소를 너무 적게 만들어내는 유전 형질로 추측되지만 자세히는 밝혀지지 않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대형고양잇과 보호 프로젝트인 ‘빅 캣츠 이니셔티브’에 협력 중인 헌터 회장은 “이는 정말 드문 사례로서 표범들 가운데 이처럼 믿을 만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헌터 회장은 “(사진을 보낸) 빌리에르는 비교적 (인쇄 잉크에 섞는 액체인) 전색제 사용에 익숙하므로 딸기 무늬 표범이 찍힌 사진이 잘 못 현상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헌터 회장에 따르면 육식 동물에서 적발증은 흔치 않은 증상이기 때문에 대부분 너구리와 오소리, 코요테 등에서만 나타난다.
박물관에 있는 표범 중에 희미하게 붉은색을 띠는 예도 있지만 이는 단순히 빛에 의해 색이 바랜 것일 수 있다고 헌터는 말한다.
공개된 분홍 표범은 건강 상태가 양호한 듯 보이며 이 때문에 병력이 있을 가능성도 낮다고 헌터는 추측한다.
예를 들면, 그 표범의 외피는 여전히 어느 정도 위장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표범은 먹이로부터 13피트(약 4m) 떨어진 거리에서 매복해 은밀히 접근하는데 이때 점박이 무늬가 위장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헌터 회장은 오히려 걱정되는 점은 보호 구역 주변에 있는 사냥 농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보호 구역 밖으로 나온 동물은 더는 보호받지 못할 것이며 이는 결국 합법적인 스포츠 사냥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수많은 표범들이 이 같은 운명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