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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가 키보다 1.5배 긴 희귀 박쥐, 초근접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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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가 자신의 키보다 1.5배나 긴 희귀 박쥐가 꿀을 빠는 모습이 고해상도(HD) 카메라에 초근접 촬영됐다.

지난 2005년 에콰도르 안데스 지역 운무림에서 첫 발견된 이 박쥐는 학명 ‘아노우라 피스툴리타’로 몸길이는 6cm 정도지만 혀 길이는 9cm나 돼 신장 대비 가장 긴 혀를 가진 포유류다. 인간으로 치면 혀의 길이가 3m가 넘는 셈.

이 박쥐는 ‘켄트로포곤 니그리칸스’라는 학명을 가진 도라짓과 식물의 꽃에서 꿀을 빨 때 자신의 혀를 사용한다. 이때가 아니면 평소 혀는 몸속으로 넣고 있다.

이번 촬영을 주도한 미국 네브래스카대학 링컨캠퍼스의 생물학자 네이선 머찰라 박사는 “이 박쥐는 공중에 정지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는 벌새를 닮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촬영된 고화질 영상을 보면 이 박쥐는 공중에서 날갯짓을 하며 꿀을 핥아 먹는다. 확대된 영상을 보면 박쥐의 혀가 긴 통 모양의 꽃 속으로 뱀처럼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혀가 꽃 밑동에 쌓인 꿀에 도달하면 그 끝은 머리카락처럼 많은 돌기를 가진 구조로 신속하게 변한다.

이에 대해 머찰라 박사는 “이 박쥐의 혀는 바닥에 닿기 직전 수평으로 뉘여져 마치 걸레처럼 바닥을 닦아내듯 가능한 많은 꿀을 훑어낸다.”고 밝혔다.

특히 이 통 모양의 꽃은 이 긴 혀를 가진 박쥐에 의해서만 수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쥐가 꿀을 핥는 동안 꽃가루가 머리털에 붙어 그다음 꿀을 빨기 위해 찾아간 꽃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머찰라 박사는 “꽃의 관이 길면 길수록 박쥐는 꿀을 핥는 동안 머리를 꽃에 단단히 고정한다.”면서 “이 두 생물이 서로 경쟁하듯 길이를 늘여 공(共)진화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영상은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언테임드 아메리카즈’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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