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요크출신의 도나 존스(32)와 빅토리아 와들리(30)는 수년동안 만나온 사람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 길거리를 다니다 친구나 이웃들이 인사를 해도 ‘누구지?’하며 무심코 지나치기 일쑤다.
이같은 일이 반복되자 많은 사람들이 오해해 사회생활이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와들리는 “사람들의 눈과 코는 인식이 되는데 전체 얼굴은 기억이 안난다.” 면서 “심지어 내 얼굴이, 내 남편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묘사하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언니 존스도 “딸 아이가 사람들 속에 있으면 찾아내기도 힘들어 항상 죄짓는 기분으로 산다.”고 말했다.
자매는 자신들의 장애를 우연한 기회를 통해 알게됐다. 와들리가 일하는 커피점을 자주 찾은 의사가 항상 처음본 것 처럼 행동하는 그녀가 이상해 검진받을 것을 권유한 것.
결과는 뜻밖에도 ‘안면인식장애’(Prosopagnosia)로 진단됐다. ‘안면인식장애’는 최근 배우 조미령이 이 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으며 친숙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을 갖고있다.
존스는 “평소 내가 집중력과 주의력이 부족해서 이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했다.” 면서 “의학적으로 이런 장애가 있다는 것을 듣고 오히려 안심했다.”고 말했다.
본머스 대학 사라 바이트 박사는 “안면인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얼굴을 잘 인지하지 못해 영화의 줄거리도 이해하기 힘들다.” 면서 “뇌손상이나 유전적인 원인으로 생겨나지만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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