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2012년 기준)은 평균 55분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남아프리카공화국(56분)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것이다. 2011년 주5일근무제가 시행됐다고 하더라도 한 주간 소요된 시간은 4시간 35분이나 된다. 따라서 출퇴근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비록 국내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영국 통계청이 자국민 6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출퇴근 시간이 길수록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나 행복도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응답자 중 실제 출퇴근하는 일반 직장인은 91.5%(5만 4900명)며 나머지는 재택근무자라고 한다.
응답자들은 삶의 만족도와 행복도에 대해 0~10점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재택근무자들의 만족도는 일반 직장인들보다 0.14포인트 높았고 행복도는 0.19포인트 더 높았다. 반면 일반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이 길수록 행복도가 감소하고 불만감은 증가했다.
특히 출퇴근 시간이 60~90분 사이 걸리는 사람들의 만족도와 행복도는 가장 낮았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 3시간 이상 걸리는 사람들의 설문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그들이 출퇴근 시간을 나름대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밖에도 출퇴근 수단 역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다. 지하철 등 여러 교통수단 중에서 버스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그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향이 높았고 삶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만족도보다는 여러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었다.
영국 카디프대학의 다니엘 뉴먼 박사는 “출퇴근 시간이 길수록 운동 시간이 적고 식생활도 불규칙해 불면증이나 관절 질환에 시달리는 확률이 높다”면서 “이런 신체적 장애가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