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노르웨이 아마추어 사진작가 안드레 솔리(37)가 촬영한 해달과 게의 생존을 위한 생생한 투쟁 모습을 20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작년 여름, 솔리는 부인의 처갓집이 위치한 쇠르트뢴델라그주 히트라 섬을 방문하던 중 바다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아름다운 집에 잠시 머물게 됐다. 창문 밖으로 만(灣)이 펼쳐져있는 풍경에 평소 찍고 싶었던 바다표범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불쑥 들었고 솔리는 지체없이 카메라 장비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바닷가에 당도 했을 무렵, 솔리는 바다표범보다 더 치열한 생존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한 해달이 거대 게의 집게에 왼쪽 눈이 물린 채 물 속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던 것.
집게는 해달 눈 속 안구 가까이까지 뻗어있어 대단히 위험한 상황으로 보였다. 게는 게대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중이었고 해달은 시력을 담보로 먹이 사냥에 나선 순간이었다. 솔리는 이를 다시는 볼 수 없는 자연 현장의 모습이라 느꼈고 본능적으로 스위치를 눌러 렌즈에 담았다.
솔리는 “촬영 뒤 해달을 구해주려 여러 방안을 생각하던 찰나, 해달과 게가 물속으로 사라졌다”며 “조금 있다 꽤 근접한 곳에 다시 해달과 게가 나타났지만 역시 빠른 시간 안에 물 속 으로 사라진 뒤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 도구를 잘 사용하는 해달이 두 번의 잠수를 통해 게를 제압하지 않았을까 생각 한다”고 전했다.
한편 해달과 수달은 같은 족제비 과 포유류지만 각각 바다와 민물로 서식지가 다르다. 해달은 Sea otter, 수달은 River otter로 분류한다. 특히 해달은 바다에 잠수해 성게 ·전복 ·조개·게 등의 갑각류를 주로 잡아먹는다. 해달은 도구를 사용하는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로 전복이나 조개를 가슴 위에 놓고 돌로 깨뜨려 먹는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쳐
유지해 호주통신원jihae1525@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