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런던 남부 스트리섬 힐에 거주 중인 엔지니어 알렉스 바이그레이브(27)가 개발한 ‘기관물총’을 29일(현지시각) 소개했다.
이 물총은 우리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 물총과는 전혀 다른 육중한 외형을 자랑한다. 언뜻 보면, 미국 M240·독일 MG42와 같은 자동화기를 연상시키는데 ‘기관물총’(machine gun water pistol)이라는 이름처럼 기관총 작동원리가 고스란히 적용돼 있다.
기관총과 소총의 차이는 첫째, 탄 공급방식이 탄창스프링이 아니라 벨트링크 방식이라는 점과 둘째, 탄이 발사되면서 나오는 힘이 탄두를 밀어내는 압력과 공이를 뒤로 미는 가스압력을 반복시켜 탄 배출과 공급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원리가 적용된 ‘기관물총’은 기존의 방아쇠를 당겨 물을 발사시키는 방식이 아닌 펌프 회전방식으로 구동돼 일반 자동화기 같은 막강한 위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바이그레이브는 일상생활에서 구할 수 있는 55가지 재료를 바탕으로 약 50시간 동안 조립한 끝에 이 기관물총을 제작할 수 있었다. 물총 제작에 앞서 가장 많은 시간이 투자된 것은 기관총 작동원리를 하나하나 뜯어내 물총조립에 대입하는 설계과정이었다.
바이그레이브 는 영국 택시용 유리창 와이퍼 모터와 실리콘 고무를 이용해 회전방식으로 물이 나가는 물총 펌프를 구현할 수 있었다. 그 외 레이저 컷 알루미늄, 스테인리스스틸, 소화기, 압력 다이얼, 용접 가스통, 가스 레귤레이터, 12V 배터리, PVC 관 이음쇠, 아크릴 튜브·막대, 구리 파이프, 파이프 커넥터, 볼 밸브·관 이음쇠로 기관물총의 외형을 만들었고 이를 다이빙용 멜빵과 연결해 최종 제품을 완성해냈다.
이 모든 재료는 중고시장에서 값 싸게 구입한 것으로 총 제작비용은 1,250 파운드(약 216만 원)가 소요됐다. 바이그레이브는 최근 런던 빅토리아 파크에서 해당 기관물총으로 시험사격을 실시했는데 최대 사정거리 12m에 달하는 놀라운 성능을 드러냈다. 단, 휴대하기에는 다소 무거운 무게가 단점이라고 바이그레이브는 덧붙였다.
사진=메트로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