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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GOP 방탄복 보급, 이렇게 무거운 걸 입고 다니라고?

작성 2014.07.06 00:00 ㅣ 수정 2015.01.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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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방탄복을 안 입고 있지?”

최근 발생한 22사단 총기난사 사건과 무장 탈영한 임 모 병장에 대한 검거 작전을 지켜본 국민들 상당수는 방송과 보도 사진들을 보면서 품었을 만한 궁금증이다. 실제로 사건 발생 당시 22사단 장병들은 방탄복을 입고 있지 않았고, 이후 임 병장을 추격하는 체포조 장병들조차 방탄복을 입고 있는 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문가들이 방송에서 방탄복 미착용 문제를 지적하자 검거 작전 이튿날 야간에야 부랴부랴 방탄복이 지급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많은 병사들이 방탄복 없이 실탄으로 무장한 임 병장과 대치해야만 했었다.

국방부는 임 병장을 체포하고 사건을 조사하면서 지난 4일, GOP 모든 장병들에게 신형 방탄복을 보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전군의 방탄조끼 보유율은 병력 대비 6%, GOP 부대의 보유율은 30% 수준이다. 이라크 파병 당시 불거진 방탄 헬멧과 방탄조끼 등 개인 보호 장구류 논란 때문에 확대 보급을 검토해 왔지만 예산 문제로 방탄복 보급률은 제자리를 맴돌아야 했다. 그러던 찰나에 총기난사 사건이라는 대형 사건이 터진 것이다.

방탄복, 총탄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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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2사단의 비극은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방탄복이 보급된다면 이러한 일이 재발하더라도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방탄복의 진짜 방탄 성능과 우리 군의 실상을 고려하면 그리 설득력 있는 대안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다.

우리 군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방탄조끼를 제공하면서 처음으로 방탄복이라는 물건을 손에 넣게 되었다. 이후 90년대 중반 미군의 PASGT(Personnel Armor System Ground Troops) 방탄조끼를 참고해 방탄조끼 국산화를 시작했고, 이후 국내 독자 모델의 방탄조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형 방탄조끼는 방탄조끼 안에 추가로 방탄판을 끼워 넣어도 북한군 88식 보총(AK-74)의 5.45mm 소총탄이나 우리 군의 5.56mm 소총탄에 대한 방호가 불가능해 이라크 파병 초기 방탄 성능에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른바 ‘파병용 방탄복’이라고 불리는 개량형을 거쳐 올해부터 신형 방탄복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 신형 방탄조끼는 아라미드 소재와 신형 폴리에틸렌 소재, 세라믹 소재 등을 이용해 제작돼 기존 방탄조끼보다 방호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이 방탄조끼는 미국 법무부 산하 국립사법연구소의 방탄 장비 규격인 NIJ(National Institute of Justice) 인증 Level IIIA의 방호 능력을 가지는데, 이 수준은 근거리에서 발사한 권총탄과 지근거리에서 폭발한 수류탄이나 포탄 파편을 방호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방탄복에 NIJ Level III 성능의 방탄판을 삽입하면 북한군이 보유한 88식 보총(AK-74)과 68식 보총(AK-47)에서 발사된 소총탄을 방어할 수 있다.

물론 세계적인 흐름을 보았을 때 최신형인 드래곤 스킨(Dragon skin) 방탄복이나 IOTV(Improved Outer Tactical Vest) 등 선진국들의 신형 방탄복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심각할 수준이었던 구형 방탄조끼에 비해서는 크게 진일보한 수준임에는 분명해 유사시 우리 장병들의 생존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전의 필수품 방탄복! 문제는 무게!

22사단 총기난사 사건 이후 국방부는 1,6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15년 1월까지 GOP 전 장병에게 신형 방탄조끼를 지급하고, 2016년까지 16만 벌의 신형 방탄복을 전군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전시 우리 장병들의 생존성이 크게 향상되겠지만, 이러한 계획에 대해 가장 불만을 가질 사람들은 바로 그 방탄조끼를 입는 장병들일 것이다. 바로 방탄조끼의 무게 때문이다.

신형 방탄조끼의 무게는 방탄판을 포함해 6kg에 달한다. 여기에 탄입대와 수통 등을 결속하고, 신형 방탄헬멧을 착용하면 전투복 등 피복류를 포함해 몸에 걸치고 있는 개인 장구류 무게만 10kg 수준으로 늘어난다. 또한 3.2kg 무게의 K2 소총과 경계작전 투입시 지급되는 실탄 75발, 수류탄 1발 등 탄약 약 1.5kg을 더하면, GOP 경계작전에 투입되는 병사는 단독군장 상태에서도 15kg이 넘는 짐을 짊어지게 된다. 현재 K2 소총은 레일 마운트와 광학조준장비가 장착되어 중량이 더 늘어난 K2A 소총으로 대체될 계획이기 때문에 이제는 단독군장 상태에서도 20kg짜리 쌀 한 포대 무게의 짐을 걸치고 작전에 임하게 된다는 것이다.


모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익히 알려졌지만, 대부분의 GOP는 산에 있고, 지금 이 순간도 GOP 경계 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은 가파른 경사를 자랑하는 수천 개의 계단을 매일 오르내리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의 군장 무게도 힘겨운 이들에게 방탄복이 주어진다면, 전시 상황이 아니라면 누구도 달가워하는 이는 없지 않을까?

선진국들은 방탄복의 일반화가 진행되면서 무거워진 보병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공 관절 시스템을 개발해 시험 중이며, 여기서 더 나아가 방탄복의 무게 그 자체를 줄이기 위해 전단농화유체(Shear Thickening Fluid) 기술이나 자기변성유체(Magneto-rheological Fluid) 기술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방탄복 경량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역시 국방과학연구소와 일부 방산업체들을 중심으로 자기변성유체 기술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어 머지않은 미래에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첨단 전신 방탄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일우 군사통신원 (자주국방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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