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하는 악수에도 '과학'이 숨어있는 것 같다.
최근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 측은 사람은 악수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냄새를 확인해 정보를 파악한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오늘날 서양은 물론 동양에서도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사법인 악수는 사실 그 기원은 불분명하다. 그러나 학자들은 서로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악수가 유래했다는 주장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바이츠만 연구소 측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나름의 '진화'를 거듭해 온 악수가 왜 세계적인 인사법으로 통용됐는지 주목해 연구를 진행했다. 세계의 많은 문화권이 나름의 인사법을 가지고 있음에도 유독 악수가 사랑받은 이유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것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총 280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먼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상대를 만날 때 악수를, 다른 그룹은 악수를 하지 못하게 했다. 몰래카메라를 통해 이들의 행동을 비교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악수를 한 그룹의 경우 22%나 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손으로 코를 만지는 행동을 했다.
특히 이같은 행동은 같은 성(性)끼리 악수하는 경우 2배나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이유를 '냄새'에서 찾았다.
연구를 이끈 노암 소벨 교수는 "우리 몸의 냄새가 다른 사람의 행동과 인식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이라면서 "악수 후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손을 코로 가져가는 것은 바로 상대방의 냄새를 맡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은 이같은 무의식적인 행동을 통해 상대의 정보를 파악하며 여러 방법 중 악수가 가장 신중한 방식인 셈" 이라면서 "악수의 지속 시간, 힘, 자세 등도 우리에게 정보를 준다" 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