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언론과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낯선 용어가 있다. 바로 '로드 레이지'(Road Rage)다. 평범한 성격의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갑자기 난폭해진다는 의미로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행태는 운전 중 갑자기 끼어들거나 앞 차량을 바짝 뒤쫓아 위협을 주는 여러 운전 습관을 말한다.
최근 영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세리 박사가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로드 레이지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사용자에게도 일어난다는 조사결과를 내놔 관심을 끌고있다. 페이스북은 물론 트위터, 왓츠앱,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각종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이번 결과는 운전대 만큼이나 SNS 사용도 개인의 감정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 조사에서 영국인 10명 중 9명은 실제 세상보다 온라인에서 더 빨리 감정이 상해 참지 못했으며 젊은층일수록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용자 중 84%는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을 향해 더 쉽게 흥분하고 화가 난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들 중 35%는 댓글과 답변 등을 통해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며 나중에 이를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리 박사는 이를 온라인이 갖는 특수성이 야기한 것으로 분석했다. 세리 박사는 "운전자들처럼 SNS 사용자도 자신이 스크린 뒤에서 보호 받는다고 느낀다" 면서 "상대적인 익명성과 비난 대상과의 거리감 때문에 현실보다 더 무례해지고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드레이지를 방지하기 위해 운전대를 잡기 앞서 마음을 다스리는 노력처럼 SNS 사용자 역시 메시지를 보내기 앞서 잠시의 여유를 갖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