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 부터 약 50만 년 전 구석기 시대 사용된 돌 도구가 발견돼 관심을 끌고있다. 특히 연구팀은 이 도구가 구석기 시대 고인류가 돌 도구를 사용했다는 첫번째 직접적인 증거로 보고있다.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팀은 르바딤 지역 선사시대 유적지에서 마치 현대의 스위스 군용칼과도 같은 다목적 돌 도구를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코끼리의 잔해들과 함께 발견된 이 돌 도구는 길쭉하고 앞이 뾰족한 형태로 죽은 동물의 가죽이나 뼈를 발라내는등 도축용으로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구석기 시대는 인류가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시기부터 약 1만년 전 신석기 시대를 말한다. 이 시기 고인류들은 돌을 깨뜨려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주로 채집과 사냥을 하며 살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인류사의 99.8%가 구석기 시대에 해당될 만큼 절대적으로 긴 시간이라는 점.
이번 발굴이 특히 의미 있는 것은 50만 년 전 고인류들도 도구를 만들어 내는 지능을 가져 인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점이 눈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연구를 이끈 란 바카이 교수는 "동물의 도축이나 고기를 자르기 위해 바위를 깨 만든 이 도구는 인류 역사의 획기적인 이정표" 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끼리 뼈들이 묻힌 유적지에서 이 돌 도구를 발견했으며 적외선 영역 빛의 파장을 이용해 고체, 액체, 기체 등의 시료를 분석하는 기술인 '푸리어 변환 적외선 분광장치'(FTIR)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바카이 교수는 "구석기 시대 인류가 돌 도구를 사용해 동물의 사체를 잘랐다는 것은 지금까지 이론으로만 존재했을 뿐이지만 이번에 그 증거가 발견됐다" 면서 "동물의 털과 살점을 발라낼 수 있을 만큼 매우 정교하게 제작된 것이 특징" 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