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이 있어 마을을 떠도는 부랑자 노인 남성을 자발적으로 도와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페루 페레냐페 주의 주도인 페레냐페 시에 살고 있는 83세 남성 추만 돈 루치아노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집과 가족이 있는데도 대부분의 시간을 길거리에서 보내곤 한다.
그렇게 늘 야외에서 생활하는 탓에 그는 전신과 옷가지, 수염과 머리카락이 모두 새카만 때와 먼지로 뒤덮인 채 살아가고 있었다.
‘미친 추만’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추만은 주민들 사이에서 ‘마을의 상징’으로 통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건강을 염려한 사람들은 누구의 강요도 없이 먼저 나서서 그를 도와주기로 마음 먹었다.
추만을 위해 모인 시민들은 그를 씻긴 뒤 이발과 면도를 해주고 자신들의 옷가지를 새로 입혀 주었다. 그렇게 ‘환골탈태’에 성공한 추만은 주민들의 손길이 닿기 전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말끔해진 모습이다.
이 이야기는 페레냐페 주 당국이 SNS를 통해 22일(현지시간) 소개하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많은 페루 국민들은 마을 사람들의 행동을 칭찬하는 한편 자신들 또한 추만에게 의류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예세니아 아바드 크로스 페레냐페 주 정부 대변인은 “간혹 우리는 다른 이에게 무관심해져서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도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 주민들이 보여준 것 같은 인도주의적 행동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을 주민들은 앞으로도 루치아노를 돌봐주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