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굳이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친구보다 가족을 선택하는 것이 당신이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일지 모른다. 어른들이 늘 말하지 않는가. '남는 건 마누라(혹은 남편) 뿐'이라고 말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57~85세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그들의 친구관계, 가족관계, 수명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가족과 친밀히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보다 향후 5년 이내 사망할 확률이 훨씬 낮았다.
가족들에게 '대단히 친밀한' 느낌을 받은 사람들은 5년 이내 사망할 확률이 6%로 낮은 반면, 가족을 '그리 친밀하지 않은 관계'로 느낀 사람들은 그 확률이 14%로 훌쩍 뛰어올랐다.
또한 친밀도와 관계없이 가족들의 이름을 더 많이 적어냈던 사람들은, 가족의 이름을 덜 적어낸 사람들에 비해 사망의 위험확률이 더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이번 실험 참가자들은 대부분 결혼했고, 심신이 건강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그들에게 인간관계에서 가족 포함, 가장 가까운 친구 5명의 이름 및 구체적 관계, 상호 친밀도 등을 적도록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평균 2.91명의 이름을 적었고, 대부분 그 친구들로부터 높은 수준의 지지와 기대를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은 ▲결혼 여부 ▲인간관계의 규모 ▲사회단체 참가활동 여부 ▲친구와 친밀도 감정 등 네 가지 요소가 오래 사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제임스 이브니우크 박사는 "특히 결혼생활은 결혼의 질과 관계 없이 장수의 중요한 요소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친구는 우리의 의지와 필요에 의해 선택한 관계이기 때문에 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전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맺어진 관계인 가족이 장수에는 더욱 큰 도움이 되는 존재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사회학협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