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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지만 건강해?’…체중 늘면 심장병·뇌졸중 위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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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뚱보지만 건강해?’…체중 늘면 심장병·뇌졸중 위험 ↑


뚱뚱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영국의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버밍엄대의 리쉬 칼레야체티 박사팀은 17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유럽비만학회(ECO·European Congress on Obesity) 연례회의에서 “건강한 비만이 된다는 생각은 미신이다”고 밝혔다.

칼레야체티 박사가 이끄는 이들 연구자는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성인남녀 350만 명의 건강기록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 남녀는 모두 비만하지만 심장질환이 없으며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었다.

이후 연구팀은 이들 남녀가 시간이 지날수록 관상동맥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심부전, 또는 말초혈관질환에 얼마나 많이 걸리게 되는지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현재 운동하고 있으며 건강이 나빠진 증상이 전혀 없는 비만한 사람들조차 시간이 흐르면 심장 마비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들이 적절히 운동하고 식사하는 한 건강할 수 있다는 기존 이론을 뒤집는 것.

또한 연구팀은 지방이 지나치게 많으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심장 질환 위험이 약 50% 더 커져 뇌졸중을 더 쉽게 일으키고 심장마비 위험도 거의 2배로 키운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의사들은 심장 질환이나 제2형 당뇨병의 징후가 없는 과체중인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더는 ‘건강한 비만’(healthy obes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전문가들은 우리 인간이 ‘건강한 비만인’(healthy obese)이거나 ‘뚱뚱하지만 건강’(fat but fit)할 수 있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여왔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비만인이 정상 체중인 사람들보다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 또는 제2형 당뇨병과 같은 질병이 생길 위험이 크지만, 일부 비만인은 이런 추세를 거스르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실에 주목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비만한 사람 중 최대 3분의1은 건강하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역대 가장 많은 사람을 조사대상으로 삼은 이번 연구는 사람들이 건강해 보이더라도 과잉 지방과 관련한 질환이 결국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영국심장재단(BHF)의 마이크 냅튼 박사는 “이렇게 많은 사람을 오랫동안 관찰한 연구가 오래된 미신이 옳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경우는 흔한 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번 연구에 반대 의견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영국 국가비만포럼(National Obesity Forum)의 대변인 탬 프라이는 “당신은 뚱뚱하지만 건강할 수 있는가? 80분 동안 럭비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들에게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겠지만, 실험실에 있는 과학자들에게 묻는다면 반대로 말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 논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majdansky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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