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일반

[핵잼 사이언스] 징그러운 박쥐, 알고보니 아프리카 생태계를 지킨다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과일을 먹는 볏짚색 과일박쥐
징그러운 외형과 야행성인 습성, 그리고 떼로 몰려다니는 특징 때문에 박쥐는 다소 무섭고 두려운 형태로 묘사된다. 흡혈 박쥐의 존재나 드라큘라 이야기 등도 이런 이미지를 만드는데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박쥐는 피가 아니라 곤충이나 과일을 먹기 때문에 인간에게 위험하지 않으며 반대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막스 플랑크 조류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Ornithology) 과학자들은 스웨덴 및 가나 현지의 과학자들과 함께 아프리카에 가장 흔한 대형 박쥐 가운데 하나인 볏짚색 과일박쥐(Straw-coloured fruit bat)를 연구했다. 큰박쥐과의 일종인 볏짚색 과일박쥐는 날개 폭이 최대 80cm 정도로 수십만 마리가 한꺼번에 집단을 이뤄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구팀은 이 박쥐에 GPS 수신 장치를 달아 하루 동안 이동 거리를 측정하고 하루 평균 얼마나 많은 씨앗을 뿌리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볏짚색 과일박쥐는 하롯밤에 최대 75km를 이동했다. 그리고 연구팀의 조사한 15만 마리의 군집의 경우 배설물과 함께 섞인 씨앗을 30만회 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을 먹는 동물은 많지만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배설물과 씨앗을 대량으로 뿌리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숲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 박쥐 무리가 연간 800헥타르의 숲을 새롭게 조성해 70만 유로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고 분석했다.

사실 과일은 씨앗을 멀리 퍼트리기 위한 식물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숭이처럼 본래 나무에 사는 동물의 경우 근처에만 씨앗을 뿌릴 뿐이다. 새의 경우도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반면 박쥐 군집은 무리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한 장소에서만 먹이를 먹지 않고 계속해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 숲을 지키는데 박쥐의 중요성이 큰 이유다. 물론 과일 나무가 많아질수록 박쥐도 유리하기 때문에 서로 이득인 셈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다른 많은 동식물과 사람까지 이득을 보게 된다.

하지만 이 박쥐들도 인간의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중요하지 않은 동식물을 없겠지만, 이번 연구는 박쥐의 중요성과 경제적 가치를 밝혀 더 적극적인 보호의 필요성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추천! 인기기사
  • 北에 넘어가느니 기체 손상 감수…‘마하 3’ 美정찰기 조종사
  • 美 최강 전투기, 한국 코앞에 전개…“북한, F-22 랩터
  • ‘성욕 못 참은’ 女교사, 학생들과 성관계…“조울증 때문”
  • 한국 KF-21, 美와 나란히 첫 비행 성공…왜 U-2정찰기
  • 중국 코앞에서 美 암람 미사일 생산…K방산에 미치는 영향은?
  • 한국 공군 것보다 좋다?…말레이 간 FA-50, 무엇이 달라
  • 한국산 천무 배우러 왜 폴란드로?…크로아티아군 찾아간 이유
  • 우린 핵무장 안 한다는데…“한국 핵잠, ‘숨은 의도’ 있다고
  • 한국산 FA-50M, 나란히 날다가 휙…말레이 새 기지 도착
  • 군함 3척 사이에 해경선까지…中 함대 태평양 진출, 주변국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