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치먼드대학 연구진은 쥐가 막대기를 몸으로 밀거나 복잡한 미로에서도 길을 출구를 찾아낼 줄 안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에 더해, 쥐의 뇌가 가진 인지능력의 수준을 테스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빈 플라스틱 상자에 바퀴를 달고 알루미늄으로 바닥을 만든 뒤 구리 막대 등으로 핸들 역할을 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실험에 동원된 암컷 6마리와 수컷 11마리가 알루미늄 바닥에 발을 대고 선 채로 구리 막대로 만든 핸들을 움켜쥐면, 작은 차량에 장착된 전기회로를 통해 ‘미니자동차’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구리 막대의 왼쪽과 가운데, 오른쪽에 각각 손을 대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실험 쥐를 4㎡의 직사각형 공간에 넣어두고 미니 자동차를 운전하도록 훈련시켰다. 핸들을 만지거나 차량을 움직이는 미션에 성공할 경우 시리얼 조각으로 보상했다. 또 직사각형 공간에서 점점 더 먼 곳으로 운전하는데 성공 할수록 보상을 지급해 운전기술이 발달되도록 장려했다.
그 결과 실험 쥐는 초반엔 조작하지 못했던 구리 막대(핸들) 사용 방법을 익히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점차 더욱 능숙하고 완벽하게 미니 자동차를 조종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운전을 배우는 쥐의 모습이 평온해 보이는 것을 본 뒤, 쥐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확인했다. 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스트레스 지수를 추적한 결과, 쥐가 땅을 힘들게 파서 그곳에 묻힌 음식을 꺼낼 때와 마찬가지로, 운전과 같은 어려운 작업을 수행한 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인간에게서 이러한 감정을 자기 효능감이라고 부른다. 쥐 역시 새로운 기술을 완성할 때 인간과 마찬가지의 만족감을 얻는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면서 “쥐가 자동차를 운전할 줄 안다는 사실의 발견은 쥐의 뇌가 새로운 도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며, 대부분의 동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독특한 방식으로 더 똑똑하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