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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9000만 년 전 의문의 떼죽음… ‘콤마 새우’ 화석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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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콤마 새우의 복원도
9000만 년 전 한 무리의 갑각류가 바닷속을 이동했다. 이들은 갑각류의 일종인 콤마 새우(comma shrimp, Cumacea)로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갑각류 무리 중 하나다. 쉼표처럼 큰 머리와 굽어 있는 몸통을 지닌 콤마 새우 무리는 대부분 수컷으로 짝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중이었다. 당시 이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떼죽음을 당했고 바다 밑바닥에 매몰되어 화석이 됐다.

9000만 년 후 과학자들은 이 장소에서 몸길이 6-8㎜ 사이의 백악기 콤마 새우 화석을 500개 이상 발견하고 ‘에오보도트리아 뮤지카'(Eobodotria muisca, 사진)라는 학명을 붙였다. 남미에서 화석을 발굴한 미국 예일 대학과 알래스카 대학 과학자들은 수컷에게만 있는 커다란 더듬이와 꼬리 모양을 통해 집단으로 화석이 된 콤마 새우 무리가 대부분 수컷 성체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짝짓기를 위해 암컷을 찾아 이동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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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콤마 새우의 화석
콤마 새우는 해양 생태계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갑각류 중 하나로 이름과는 달리 사실 새우처럼 십각목이 아니라 쿠마목에 속하는 갑각류다. 콤마 새우의 조상은 1억 6000만 년 전 중생대 중반에 등장했다. 하지만 그 이후 화석 기록이 끊겨 중생대에 어떻게 진화해 지금 같은 모습이 되었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이번에 발견된 에오보도트리아는 현생 콤마 새우 중 하나인 보도트리아과(Bodotriinae)에 속하는 콤마 새우로 이미 백악기 후기에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악기 후기 콤마 새우 진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찾은 셈이다.

콤마 새우는 어룡, 암모나이트, 모사사우루스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중생대 해양 생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중생대 바다 먹이 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현재 바다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이런 작은 갑각류 없이는 우리가 아는 큰 동물도 존재할 수 없다. 우리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작은 갑각류이지만, 이들이 과학자에게 중요한 이유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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