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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미안해”…흑조로 변해버린 백조 사연

작성 2021.02.18 15:41 ㅣ 수정 2021.02.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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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잉글랜드주 한 호수에서 발견된 백조. 알 수 없는 검은 물질을 뒤집어 쓴 탓에 흑조처럼 보인다.(RSPCA)
영국 잉글랜드 윌트셔의 한 연못에서 검게 변한 백조가 구조됐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는 이 백조가 남은 평생을 흑조로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동물보호단체 RSPCA 측은 백조의 몸을 검게 물들인 물질의 정체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으나, 프린터기에 사용되는 검은색 토너 가루로 추정하고 있다.

검게 변해버린 백조는 마치 원래 ‘흑조’였던 것처럼 부리 끝까지 물든 상태였다. 오른쪽 날개 끝부분에만 하얀 깃털이 남아있어 원래 백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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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조의 깃털을 뒤덮은 검은 물질을 씻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영국 동물보호단체 직원들(RSPCA)
동물보호단체 측은 곧바로 보호시설로 옮겨 백조의 몸을 씻어내기 시작했지만 작업은 여의치 않았다. 처음에는 기름이라고 생각했지만, 기름을 지워내는 물질로는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몸에 묻은 검은 물질을 닦아내는 동안, 백조는 먹이를 섭취할 수가 없었다. 백조가 굶주림이나 탈수로 또 다른 질병을 얻기 이전에 몸을 닦아내는 것이 우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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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동물보호단체 RSPCA가 연못에서 처음 백조를 발견했을 당시의 모습(RSP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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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보호단체 직원들이 수차례 검은 물질을 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백조의 흰 깃털은 이미 검게 물들어버려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됐다(RSPCA)
RSPCA에서 활동하는 수의사인 미란다 알빈슨은 “백조의 몸에서 빨리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깃털의 자연 방수 능력이 떨어지고 저체온증으로 죽을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구조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RSPCA는 누군가 고의로 백조에게 검은 가루를 뒤집어쓰게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누군가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고의적으로 한 것 같다. 후속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가해자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흑조가 돼 버린 백조는 간신히 몸 전체를 뒤덮은 검은 가루를 떨쳐냈지만 이미 깃털 대부분이 검게 물들어 버리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이 백조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시 백조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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