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의 팬임을 자처하며 월드컵 직관을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카타르를 찾았다고 소개한 익명의 한 중국인 남성은 “컨테이너 형식으로 지어진 간이 숙박 시설이 사막 한 가운데 있어 거대한 모래 바람을 전혀 막지 못하고 있다”면서 숙소 내외부의 열악한 환경을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 속 컨테이너 숙소에는 비좁은 공간에 침대 1개와 에어컨, 초소형 냉장고, 간이 협탁 등이 전부였다. 해당 영상이 폭로된 직후 중국 SNS에서는 ‘각 국가를 탈출한 난민들을 위한 난민촌이냐’, ‘수백조원을 쏟아부었다는 카타르 월드컵의 수준이 겨우 이 정도라면 해외에서 비싼 돈을 쓸 각오를 하고 찾은 방문객들의 지갑이 과연 열리겠느냐’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됐다.
또 다른 누리꾼이 공개한 사진은 사막 한 가운데에 지어진 전통적인 아랍 텐트 형식의 숙박시설도 논란을 부추겼다. 아랍 유목민들이 주로 이용했던 전통 베두인식 텐트에 입실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중국인 남성이 등장해 현지의 조악한 숙박 시설에 대한 불만을 연이어 폭로했다. 특히 해당 시설의 경우 1박당 숙박료가 무려 420달러로 책정돼 현지 유명 호텔 숙박료보다 더 고가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더 큰 논란은 이 같은 현장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폭로가 있은 직후 지펴졌다. 열악한 시설로 비판의 중심에 선 컨테이너 형식의 숙박시설이 다름 아닌 ‘메이드 인 차이나’로 확인된 것.
중국 매체 중화망(中华网) 등은 카타르 현지에 배치돼 실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팬 빌리지 내의 컨테이너 6000여 개가 중국에서 제조, 수출된 주요 상품이라고 22일 대대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1개의 컨테이너 당 최대 2명이 이용할 수 있는 팬 빌리지 시설은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중국 광둥성과 저장성 등에서 제조됐다. 중국은 앞서 1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 간이 숙박시설을 기부, 현재 카타르 현지에서 이 중 6000개가 사용되기 시작했던 것.
해당 컨테이너는 월드컵이 폐막한 직후 케냐 등 난민 전용 숙박 시설로 무료 기부될 예정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뿐만 아니라 유목민들이 주로 이용했던 전통 베두인식 텐트 내부의 침대, 소형 소파, TV, 옷장, 샤워 부스 등의 시설물 역시 중국산 제품으로 확인됐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