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지원한 세계 각국의 국기를 게재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 당시 각국의 국기와 나란히 과거 영국령 당시의 홍콩깃발을 게재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
존 리 행정장관은 20일 오전, 우크라이나 국방부를 지목해 “‘일국양제’와 ‘하나의 중국’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중국 정부의 방침을 노골적으로 왜곡,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관찰자망은 보도했다.
이날 존 리 행정장관은 “이번 사건을 중국 본토 정부에 보고, 외교부를 통해 정식으로 외교적 문제 사안으로 다룰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총 52개 국에서 온 2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 싸워준 각국의 원조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진을 SNS에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 게시물에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우리는 52개국과 승리를 함께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해당 영상 속에 한국, 미국, 영국, 일본, 독일, 캐나다 등 52개국 국가의 국기와 자원봉사자들의 사진을 공유했던 것. 문제는 다수의 국가들의 국기와 함께 홍콩을 상징하는 깃발이 전면에 노출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존 리 행정장관 측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아니라 홍콩 독립 분열분자들이 시위대를 상징하기 위해 들었던 홍콩 깃발이 나란히 들어가 있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더 큰 논란은 홍콩 행정부가 지목한 게시물 속에 홍콩 시위대가 1980년대 영구 치하에 대한 향수를 그리워하며 들었던 식민지 시대에 쓰였던 영국령 홍콩 깃발도 해당 게시물에 ‘국기’로 나란히 게재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깃발은 2019년 홍콩 독립을 주장하며 벌어졌던 ‘우산혁명’ 당시 홍콩 시위대가 영국 식민지 시대에 사용했던 깃발로도 널리 활용된 바 있다. 꽃잎 위에 별이 있는 홍콩 자치행정구 깃발과는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배경이 붉은색이 아닌 검은색 깃발이라는 점이 다르다. 지난 2020년 홍콩에 중국식 국가보안법인 국가안전법이 도입된 이후 홍콩에서 영국령 홍콩 깃발을 흔드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을 거부,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로 법적 처벌이 강제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게재한 해당 게시물은 20일 오후 16시 기준 여전히 공유돼 있으며, 총 26만 회 이상 조회됐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