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한국산 무기가 중동 여러 국가의 ‘러브콜’을 받은 가운데 한국의 실전 검증을 거친 지대공 미사일이 중동에 방산 시스템을 판매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제작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M-SAM2)가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공격 방어에 사용됐다. 천궁-Ⅱ의 요격률은 96.7%에 달한다”고 전했다.
전인범 전 육군 특전사령관(예비역 중장)은 SCMP에 “최근 천궁-Ⅱ 미사일의 실전 배치는 한국 방위산업에 획기적인 순간이었다. 성공적인 실전 배치를 통해 중동 수출에 적합한 ‘실전 검증된’ 미사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은 여전히 ‘표준’으로 여겨지지만 비싼 가격과 수년간의 납품 지연으로 인해 공백이 생겼다. 이스라엘이나 중국 등 다른 국가의 시스템은 중동 지역에서 ‘정치적 민감성’을 지닌다”며 “중동 국가에 있어 한국의 지대공 미사일은 ‘골디락스 해법’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골디락스 해법 또는 골디락스 포지션은 현재 한국 방산이 놓인 위치를 대변하는 표현이다. 미국 무기는 성능 면에서 최고를 자랑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정치적 제약과 조건이 많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 무기는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신뢰와 제재 리스크가 있다.
골디락스 포지션에 있는 한국의 무기는 미국 무기 성능에 근접하면서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하며 중립적 이미지로 정치적 부담도 적다.
한국 무기가 중동에서 중국산보다 주목받는 이유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첨단 기술, 국가 안보 및 국방 분야 한국 담당 석좌인 라미 김은 SCMP에 “중국은 중동 지역에 방공 시스템을 수출하는 데 있어 제한적인 성공을 거뒀다. 특히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방산 수출 분야에서의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적 고려 사항 외에도 상호 운용성은 또 다른 핵심 요소”라며 “한국의 무기 체계는 일반적으로 걸프 국가들의 무기 체계와 호환성이 더 높으며, 이들 국가는 역사적으로 미국의 무기 체계에 의존해 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허드슨 연구소의 리셀로테 오드가르드 선임 연구원은 SCMP에 “중국의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HQ-9는 이란과 그 동맹국에 수출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장에서 쏟아지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성능을 보여주는 검증된 데이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과 이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이란을 주요 위협으로 간주하는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 주저함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산 방공망을 구매하는 것이 정보 유출이나 정치적 신호로 비춰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반면에 한국은 걸프국·이란 모두와 전략적 얽힘 없이 중립적이고 상업적인 목적의 방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서 ‘깡통’ 취급받은 중국산 방공망한편 이란이 도입한 중국 방공망은 이번 전쟁에서 ‘깡통’ 취급을 받은 바 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12일 전쟁’ 이후 HQ-9B 등 중국산 방공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산 방공망은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이스라엘 전투기 200여 대와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 등을 단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특히 중국이 독자 개발한 4세대 UHF 대역 3차원 감시 레이더인 YLC-8B는 미군의 F-22나 F-35 같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250㎞ 이상 원거리에서 포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해외에 수출하는 전략 자산이지만, 이란 전쟁에서 기술적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국내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YLC-8B에 오징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거나 마치 빨래 건조대처럼 옷이 널려 있는 밈이 퍼지기도 했다.
당시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영공 방어에 실패하면서 잠재적 구매국들이 중국산 무기의 성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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