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통제 영공 깊숙이 진입해 Kh-59/69 계열 미사일 발사
평소 먼 거리서 공격하던 전술과 달라…방공망 반응 시험 가능성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 수호이(Su)-35S가 우크라이나 통제 영공 안쪽까지 들어가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전투기들이 우크라이나 장거리 방공망을 피해 먼 거리에서 무기를 발사해 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19일(현지시간)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워치매거진과 공개정보(OSINT·오신트) 분석 등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 Su-35S 한 대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 상공으로 진입해 우흐로이디 일대까지 비행한 뒤 Kh-59/69 계열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기체는 북쪽으로 선회해 러시아 쿠르스크주 방향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비행 정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을 추적하는 오신트 계정과 항공 감시 채널에도 공유됐다. 다만 양국 군 당국은 해당 Su-35S의 정확한 비행 경로나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Su-35S가 실제로 우크라이나 통제 영공 안쪽까지 들어갔다면 최근 러시아 공군의 일반적인 운용 방식과 차이가 크다. 러시아는 패트리엇 등 서방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을 피해 전투기를 전선에서 떨어진 곳에 두고 먼 거리에서 무기를 발사해 왔다.
멀리서 쏠 수 있는데 왜 직접 들어갔나
이번에 Su-35S가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Kh-59/69 계열은 전투기가 목표물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도 공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공대지 무기다.
Kh-69는 Kh-59 계열을 발전시킨 저피탐 순항미사일로 수백㎞ 떨어진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이런 무기를 활용하면 러시아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직접 노출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도 Su-35S가 우크라이나 통제 영공으로 들어갔다면 단순히 미사일 사거리를 확보하려는 목적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밀리터리워치와 일부 오신트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반응을 확인하려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투기를 위험 지역에 접근시켜 레이더 가동이나 지대공미사일 대응 여부를 살핀 뒤 방공체계의 위치와 운용 패턴을 파악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발사가 뚜렷하게 관측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런 해석의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이는 공개된 비행 정황을 토대로 한 분석일 뿐 러시아군의 실제 임무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은 같은 날 수미주 일대에서 러시아의 항공·미사일 공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이 공격이 해당 Su-35S의 비행이나 Kh-59/69 발사와 직접 연결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패트리엇 등 장거리 방공망은 여전히 위협
Su-35S가 우크라이나 영공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조종사가 감수해야 할 위험도 커진다.
우크라이나는 패트리엇을 비롯한 서방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을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 Su-35 계열도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격추된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Su-35S는 러시아 공군의 대표적인 4.5세대 다목적 전투기다. 강력한 레이더와 장거리 공대공미사일을 갖춰 제공권 확보와 호위, 지상 타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에서도 Su-35S를 공대공전과 지상 타격에 지속적으로 투입해 왔다. 다만 서방제 장거리 방공체계가 배치된 지역에서는 전선과 거리를 둔 채 무기를 발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최근 러시아 전투기들이 전선에 더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는 오신트 분석도 나온다. Su-34 전폭기가 과거보다 전선 가까이에서 활공폭탄을 투하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러시아 공군이 일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방공 위협이 약해졌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방공망 흔드는 ‘위험한 탐색전’이었나
이번 Su-35S 비행이 실제로 방공망 반응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러시아 공군의 전술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
전투기가 방공망의 반응을 유도하면 러시아군은 레이더 전파나 미사일 발사 지점을 추적할 수 있다. 이후 드론이나 순항미사일, 대레이더 무기를 동원해 노출된 방공체계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도 딜레마다. 러시아 전투기가 영공에 진입했다고 곧바로 장거리 방공체계를 가동하면 레이더와 발사대 위치를 노출해 후속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Su-35S의 정확한 침투 깊이와 비행 경로, 실제 발사한 미사일 종류는 독립적으로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방공망 반응을 시험하려 했다는 분석도 현재로서는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먼 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춘 Su-35S가 굳이 우크라이나 통제 영공 안쪽으로 접근했다는 정황은 주목할 만하다. 평소와 다른 비행이 실제로 방공망의 약점을 찾기 위한 시험이었는지가 이번 움직임을 해석하는 핵심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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