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제공한 보잉 747-8 개조 기체…출발 직전 이상으로 약 20분 지연
트럼프 “안전하지 않다면 타지 않을 것”…점검 뒤 예정대로 이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 전용기에 탑승하려던 순간 예상 밖의 장면이 펼쳐졌다. 카타르가 제공한 보잉 747-8 개조 기체의 비상 탈출 슬라이드가 지상까지 길게 펼쳐지면서 출발이 약 20분 늦어진 것이다.
9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중간 선거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텍사스주 댈러스로 향하고자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마린원 헬기에서 내리기 전 새 에어포스원 오른쪽 앞쪽 출입구에서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펼쳐진 모습이 포착됐다. 미 공군 관계자들이 기체 주변에서 슬라이드를 점검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약 20분간 마린원 안에서 기다렸다.
해당 슬라이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탑승할 때 사용하는 출입문 반대편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는 대통령들이 수십 년간 사용해 온 기존 에어포스원 기체도 모습을 드러냈다. AP는 이 기체가 새 전용기에서 수백 m 떨어진 곳에 대기했다고 전했다.
“안전하지 않다면 타지 않을 것”…점검 뒤 그대로 출발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에서 내린 뒤 취재진에게 승무원들이 슬라이드를 점검하고 있다며 수리에 약 15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기체가 안전하다고 확신하느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 그렇지 않다면 타지 않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 관계자들은 펼쳐진 슬라이드를 기체에서 떼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새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항공기는 별다른 추가 문제 없이 댈러스에 도착했다.
다만 슬라이드가 왜 펼쳐졌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비상 슬라이드가 트럼프 대통령 탑승 직전 우발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공군은 당시 관련 질의에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보잉 747-8에는 일반적으로 비상 상황에서 탑승객이 약 9m 높이의 출입구에서 지상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모두 12개의 팽창식 비상 슬라이드가 설치돼 있다.
카타르가 제공한 ‘새 에어포스원’…두 달 만에 돌발 상황
이번 기체는 카타르가 지난해 미국에 제공한 보잉 747-8이다. 미국 정부는 이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기 위해 기체를 개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1일부터 이 항공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개조 작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게 새 기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 진행됐다. 새 전용기는 기존 대통령 전용기와 달리 빨간색·흰색·짙은 파란색·금색을 사용한 외관으로 도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 기체가 오는 10월 다시 운항을 멈추고 약 60일 동안 추가 보안 성능 개선 작업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를 추가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이날 돌발 상황은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취항한 지 불과 두 달여 된 새 대통령 전용기의 비상장비가 트럼프 대통령 탑승 직전에 펼쳐지면서 현장 취재진의 시선을 끌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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