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남편 휴대전화서 메시지·송금 내역 발견
성관계 직접 증거 없어도 정황으로 판단 가능
남편이 노래방 도우미와 꾸준히 만나며 만날 때마다 25만~30만원을 보낸 정황을 확인한 아내가 상간소송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성관계를 입증할 직접 증거가 없어도 카카오톡 대화와 반복 송금 등이 부정행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는 법률가의 설명이 나왔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홈페이지에 공개된 상담 내용에 따르면 사연자 A씨의 남편은 사무직에서 영업직으로 옮긴 뒤 술자리가 잦아졌다. 새벽에 만취해 귀가하는 날도 많았지만 A씨는 업무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술에 취해 현관에서 잠들었다. A씨는 남편의 휴대전화 화면에서 낯선 여성의 이름을 발견했고,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상대는 남편이 술자리에서 알게 된 노래방 도우미였다. A씨는 두 사람이 꾸준히 만남을 이어온 정황과 함께 남편이 만남이 있었던 시기에 맞춰 여성에게 25만~30만원을 송금한 내역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A씨가 확보한 자료는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와 송금 내역, 상대 여성의 이름과 계좌번호다.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는 알지 못했다.
성관계 직접 증거 없어도…카톡·송금 종합 판단상담을 맡은 김지연 변호사는 성관계를 입증할 직접 자료가 없다고 해서 상간소송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대화와 반복적인 만남, 송금 내역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다만 상대 여성이 노래방 도우미인 만큼 고객과의 만남과 금전 거래가 영업행위였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 변호사는 업무시간 밖에서 개인적으로 만났거나 사적인 감정을 나눈 대화가 확인되고, 일정한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한 사실까지 인정된다면 단순 영업 관계를 넘어선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돈을 보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부정행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금전 거래가 어떤 관계에서 이뤄졌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상대가 ‘유부남’인 줄 알았나…혼인 파탄 여부도 변수상간소송은 통상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제3자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말한다. 이때 상대방이 남성이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 된다.
김 변호사는 상대 여성의 주소나 주민등록번호를 모르더라도 계좌번호처럼 특정할 정보가 있다면 소송 과정에서 사실조회를 통해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제3자가 부부 일방과 부정행위를 해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면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부정행위 당시 부부의 공동생활이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상태였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 대법원은 2024년 판결에서 혼인관계가 이미 이 같은 상태였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제3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결국 A씨 사례에서도 성관계 장면 같은 직접 증거 하나보다 두 사람의 대화와 만남, 반복 송금의 성격, 상대 여성이 남편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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