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사우디에 F-35 전투기 48대 판매 승인”
-이스라엘, 중동 내 ‘질적 군사적 우위’ 해칠까 우려
-중국의 기술 탈취 우려부터 북한 비판까지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록히드마틴의 F-35 라이트닝Ⅱ 전투기 수십 대를 판매하겠다고 결정하자 이스라엘이 발끈하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17일 사우디에 F-35 라이트닝Ⅱ 전투기 48대를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243억 달러(한화 약 33조 6500억원)에 달하며 여기에는 F-35 48대와 프랫앤드휘트니 엔진 49기, 통신장비와 예비 부품, 각종 지원 장비 등이 포함된다.
로이터는 지난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미국이 중동에서 유지해 온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적 우위’(Qualitative Military Edge·QME) 정책을 시험하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현재 중동에서 F-35 전투기를 운용하는 국가는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미국은 중동 국가에 무기를 판매할 때 이스라엘이 다른 역내 국가보다 질적으로 우월한 군사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QME 정책을 적용해 왔으며 이는 2008년 미국 법률에도 명문화돼 있다.
만약 미국의 F-35 사우디 판매가 의회를 통과해 현실화한다면 중동에 이스라엘과 동일한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하는 아랍 국가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스라엘 “우리에겐 더 첨단 무기 달라”중동 내 ‘질적 군사적 우위’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한 이스라엘은 미국에 사우디 F-35 판매를 강행할 경우 이에 따른 보상을 요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매체 왈라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F-35 사우디 판매 승인에 따라 미국이 과거 자국에 승인하지 않았던 첨단 무기 체계들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벙커버스터 탄약과 산악지대 깊숙한 지하 시설에서 작전할 수 있는 지하전 관련 시스템, 우주 기반 무기체계, 차세대 스텔스 항공기 및 요격기 개발·생산 능력 등이 언급됐다.
또 다른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도 “이스라엘이 미국의 F-35 사우디 판매 이후 미국으로부터 추가적인 첨단 방어 능력을 확보하려 한다”며 “이스라엘의 관심은 단순히 전투기 숫자에 머물러 있지 않고, 스텔스 항공기, 우주 영역, 요격체계 및 지하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설사 미국이 F-35 수십 대를 사우디에 인도하더라도 이스라엘과 가까운 지역에는 배치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사우디에서 이스라엘까지 F-35가 비행하는 데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면서 “사우디 서부 지역의 공군기지에 F-35를 배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을 이스라엘이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반응에 미국은 F-35의 사우디 판매가 지역 군사 균형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번 장비 및 지원의 판매 제안은 지역의 군사적 균형을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적 우위를 유지한다는 기존 정책을 계속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술 탈취 우려부터 북한의 비판까지미국의 F-35 사우디 판매가 현실화할 경우 민감한 군사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 “중국이 사우디 내 첩보 활동 또는 사우디와의 군사·안보 협력 관계를 통해 F-35 전투기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내용의 내부 보고서가 미 정보부 소속 관리들로부터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최근 발간한 해당 보고서에는 중국군의 사우디 군사기지 접근권과 사우디가 통신 인프라에 중국 기술을 활용하는 문제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다른 정보 기관 평가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여러 행정부 기관과 의회 사무실에서 회람했다.
DIA는 보고서에서 “F-35 기술이 보관될 시설의 접근권을 사우디와 미군 장교 및 미국 계약 업체 직원들에게만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F-35 첨단 레이더 및 감시 시스템은 반드시 보호해야 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우디 당국이 라우터 등 네트워크 인프라와 국방 시설에서 중국 기술 기업인 화웨이와 ZTE 장비를 철수하는 데 동의할지 역시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이란의 전통적 우호국인 북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F-24 사우디 판매 소식을 전하며 “미국의 무기판매책동은 중동 지역 정세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근원으로 국제사회의 비난과 규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번 비판은 미국이 동맹국에는 첨단 무기를 공급해 군사력을 증강시키면서도 다른 국가의 군사력 강화는 위협으로 규정한다는 북한의 기존 대미 비판 논리를 중동 정세에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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