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속탄 탑재 추정 순항미사일로 가상 비행장 타격 훈련
신형 대공미사일도 시험…외신 “충돌 초기 한미 공군력 무력화 의도”
북한이 항공기 모양 표적 20여개를 겨냥한 미사일 타격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전투기가 이륙하기 전 지상에서 한미 공군력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5일 로이터통신과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전날 신형 대공미사일 시험 발사와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시범 화력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동부지구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부대 예하 부대가 가상 비행장 타격 임무를 완수했다고 주장했다. 공개 사진에는 미사일 발사·비행 장면과 함께 활주로에 배치한 항공기 형상 표적 주변에서 폭발과 연기가 발생하는 모습이 담겼다. 실제 항공기를 공격한 장면은 아니며, 표적별 파괴 여부도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훈련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상의 항공전력을 공격하는 순항미사일과 공중 표적을 요격하는 대공미사일을 같은 날 시험·훈련한 데 주목했다.
이륙 전 집결한 항공전력 겨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참관한 600㎜ 초대형 방사포 발사 이후 북한은 무기 시험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같은 달 31일에는 전술탄도미사일용 집속탄두를, 지난 2일에는 전략순항미사일용 집속탄두를 시험했다.
이번 비행장 타격 훈련에서도 집속탄 활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발사된 순항미사일을 집속탄을 탑재한 ‘화살1형’으로 추정했다. 낮은 고도에서 자탄을 분리해 일정한 면적을 타격·제압하는 성능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활주로를 파괴하거나 ‘엘리펀트 워크’를 위해 지상에 집결한 한미 공군 전력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엘리펀트 워크는 여러 항공기가 밀집 대형으로 지상 활주하며 대규모 출격 준비 태세를 과시하는 훈련이다.
이 분석의 초점은 상대 항공전력이 공중전에 나서기 전에 출격을 저지하는 데 있다. 비행 중인 전투기를 요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상에 모인 항공기와 이륙에 필요한 활주로를 공격하겠다는 구상이다.
NK뉴스도 이번 두 시험이 충돌 초기에 한미 공군력을 무력화하는 작전을 모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이 두 활동을 하나의 연계 작전으로 실시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다.
신형 대공미사일도 시험…성능은 미확인
김정식 노동당 중앙군사위원이자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도한 신형 대공미사일 시험에서는 유도·탐지 능력을 점검했다고 북한은 밝혔다. 새로운 비행체 재료와 복합 유도 방식, 표적 식별·추적 능력 등을 검증했다는 주장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신 사무총장은 지난해 11월 처음 공개된 이 미사일의 유도부가 러시아 S-400 지대공미사일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외형상 유사성만으로 러시아의 기술 제공이나 동등한 성능을 확인할 수는 없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 여러 발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5일 한미가 준비 단계부터 감시하고 발사 직후 탐지·추적했다며 정확한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은 최근 세 차례 시험·훈련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런 보도 방식도 한미 연합훈련과 대외 정세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의 근거로 들었다.
북한은 신형 대공미사일의 구체적인 사거리와 시험 표적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 사진에서 드러난 타격 의도와 실제 전투 상황에서의 요격·파괴 능력은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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