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육사 생도, 약물 먹여 강제 낙태…지난 6월 폭행 혐의 인정
코넬대 졸업 후 컬럼비아대 대학원 진학…법원, 내년 1월로 선고 미뤄
미국의 전 육군사관학교 생도가 여자친구를 강제로 낙태시킨 뒤에도 명문대 진학을 이어갔다. 폭행 혐의에 유죄를 인정한 뒤에는 대학원 학기를 마칠 수 있도록 법원이 선고를 연기했다.
AP통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법원 기록과 피해 여성이 제기한 민사소송을 토대로 전 웨스트포인트 생도 A씨의 범행과 이후 행적을 보도했다. A씨는 올해 코넬대를 졸업하고 지난 9월 컬럼비아대 공중보건대학원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사건은 두 사람이 생도였던 2022년 3월 발생했다. 당시 19세였던 여자친구는 아이를 낳으려 했지만 A씨는 이를 원하지 않았다. 그는 법정에서 여자친구를 사칭해 온라인 약국에서 임신중지 약물을 주문하고, 친구에게 진정제 자낙스를 구했다고 인정했다.
A씨는 임신부용 단백질 음료인 것처럼 속여 진정제를 섞은 음료를 여자친구에게 먹였다. 피해자가 잠들자 동의 없이 임신중지 약물을 투여해 유산시켰다. 피해자는 소장에서 출혈을 발견한 뒤 A씨에게 연락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고, 직접 911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피해자 신고 뒤 명문대 편입…징계 이력 질문엔 ‘아니오’
피해자는 2022년 5월 육군 범죄수사 당국에 사건을 신고했다. A씨는 초기 조사에서 유산이 사고였으며 약물을 주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웨스트포인트는 수사 결과나 징계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사이 A씨는 2023~2024학년도에 코넬대로 편입했다. 코넬대는 A씨가 입학 지원서에서 이전 교육기관의 징계 위반 판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웨스트포인트에서도 학업 상태가 양호하고 복귀할 수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연방법원에서 폭행 혐의에 유죄를 인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지난달 컬럼비아대 학기를 마칠 수 있도록 선고 연기를 요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선고를 내년 1월로 미뤘다. 검찰은 연기에 반대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지난달 28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별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앞서 법정에서 자신의 행동과 그로 인해 초래한 고통에 사과했다. 그의 변호인은 AP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컬럼비아대는 교육정보 보호를 이유로 논평을 거부했다.
집단성폭행 의혹도 별도 수사…‘퍼프 대디’ 수사했던 전 검사 투입
코넬대는 이 사건과 별개로 집단성폭행 의혹에 대한 대응을 두고도 비판받고 있다. 전 여학생은 2024년 사교클럽 파티에서 남성 7명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지난 9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지목된 남성들은 잘못을 부인하고 있으며, 아직 형사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4일 재클린 켈리 전 연방검사를 외부 법률고문으로 선임해 수사를 이끌도록 했다. 켈리는 ‘퍼프 대디’, ‘디디’라는 활동명으로 알려진 힙합 거물 숀 콤스 등의 성범죄 수사를 감독한 경력이 있다.
민사소송 피고 중 2명은 제임스 총장이 수사 책임을 맡기 전 피해 주장 여성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며 수사 배제를 요구했다. 검찰총장실은 사실과 증거, 법률에 따른 수사를 강조했다. 켈리와 조사팀은 증거와 기존 수사 기록을 검토하고 증인을 면담한 뒤 검찰총장실에 보고한다.
대학의 사건 대응을 둘러싼 학내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코넬대 교수평의회는 지난달 28일 집행부 불신임안 표결을 미루자는 동의를 부결했다. 불신임안 전자투표는 이달 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통과하더라도 구속력은 없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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