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하자 이란은 환호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했다. AFP통신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광장에 수천 명이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참패를 자축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죽음을 외쳤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테헤란 엔켈랍 광장에는 대형 현수막 등이 설치됐는데, 이 중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된 현수막은 시민들에 의해 활활 불타올랐다. 이 현수막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그려져 있다. 또한 그 옆 건물에는 쇠창살을 잡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그린 광고판이 설치됐는데, ‘우리는 트럼프를 죽일 것이다’(We will kill Trump)라는 살벌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엑스에 “이란 국민은 전장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트럼프에게 전략적 패배를, 워싱턴에서는 정치적 패배를 안겨주었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란 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양심이든 삶의 대가든, 미국인들은 전쟁을 거부했고 우리는 이 메시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란 사법부 수장인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대법원장 또한 선거 결과를 환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패배했다”고 강조했다.
AFP 통신은 이에 대해 “이란 국민과 주요 관리들은 이란과의 전쟁이 중간선거 패배로 이어졌다고 자축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전쟁이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 전쟁을 중간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인정했다. 그는 4일 백악관 연회장 공사장에서 이란 전쟁이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는 밴스 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맞다고 본다. (전쟁이) 휘발윳값을 단기간 조금 끌어올렸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다시 (전쟁을) 해야 한다면 다시 해야 할 것이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놔둘 수는 없다”며 전쟁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교체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그가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CBS뉴스 등 현지 언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헤그세스 장관의 교체 여부를 측근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후임 후보로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중간선거 전부터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확실한 다수 의석을 확보하면서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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