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적외선 시커 생산하는 KTRV 핵심 공장…우크라 “광학·조립 등 생산시설 손상”
한밤중 러시아 남부의 방산공장 주변에서 강한 섬광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미사일의 ‘눈’ 역할을 하는 유도장치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자국산 넵튠 순항미사일 등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와 국가보안국(SBU)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새벽 러시아 로스토프주 아조프에 있는 아조프 광학기계공장을 공격했다. SBU 특수작전센터 ‘알파’와 우크라이나 해군이 작전에 참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로스토프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이 이뤄졌다며 러시아군에 미사일과 포병용 부품을 공급하는 공장이 타격됐다고 밝혔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시설을 아조프 광학기계공장으로 특정했다.
현지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어두운 밤하늘이 순간적으로 밝아질 만큼 큰 폭발이 발생한 뒤 화염이 번지는 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오픈소스정보(OSINT) 채널 엑실레노바+는 타격 순간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공개했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화재 감시 시스템 FIRMS에서도 공장 인근 화재가 포착됐다.
넵튠에 미사일드론까지…“생산동 5곳 장비 손상”
SBU에 따르면 공격에는 우크라이나산 넵튠 순항미사일과 제트추진 미사일드론 루타·팔랴니차·바르스가 투입됐다. 아조프 지역의 연료·윤활유 수송용 철도 탱크차에도 타격이 가해졌다고 SBU는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공장 주조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생산동 5곳의 장비가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SBU는 광학·주조 생산시설과 조립 구역, 도금 공장, 인쇄회로기판 생산시설 등이 피해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와 생산 차질 정도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아조프 광학기계공장은 러시아 국영 방산그룹 전술미사일무기공사(KTRV) 산하 업체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이 공장은 미사일과 포병·대전차 무기용 전자장비를 비롯해 전술 유도미사일용 레이더 시커(탐색기) 등을 생산한다. 미사일이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하도록 돕는 이른바 ‘눈’에 해당하는 장비다.
Kh-101·오레시니크 생산망에도 연결 정황
이 공장은 과거 공개된 산업 자료에서 항공미사일과 유도폭탄용 적외선·레이저 유도장치 등을 생산한 업체로도 알려져 있다.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다양한 정밀유도무기 공급망과 연결된 시설이라는 의미다.
최근 공개된 러시아 내부 문건을 분석한 ‘댈러스 애널리틱스’는 이 공장이 Kh-101 순항미사일과 R-37M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오레시니크 중거리탄도미사일 등 최소 7개 미사일 사업의 생산망에 관여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는 2023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의 내부 서신과 국가계약·산업협력 문서 등을 토대로 분석됐다.
다만 이 문건의 내용과 각 무기체계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부품을 공급했는지는 러시아 측 자료 등을 통해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타격이 러시아 미사일 생산량에 미칠 영향 역시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아조프 광학기계공장은 지난해 7월에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정유시설뿐 아니라 무기 생산과 직결된 방산시설을 장거리 타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번에는 완제품 미사일보다 그 안에 들어가는 유도·전자장비 생산시설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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