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공습서 부상 뒤 치료 중 또 피격…“세 번째 병원에서 잔해 속 구조”
이후 공개석상 모습 드러내지 않아…건강 상태 둘러싼 의문 계속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지난 2월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해당 병원까지 폭격을 받아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는 이란 고위 성직자의 증언이 나왔다. 최고지도자 취임 이후 6개월 넘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의문이 다시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란 전문가회의 소속 모흐센 헤이다리는 최근 카타르 매체 알아라비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28일 공습 당시 모즈타바가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전문가회의는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기관이다.
헤이다리는 “그가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테헤란의 병원 3곳이 폭격을 받았다”며 모즈타바가 세 번째로 피격된 병원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를 “잔해 속에서 꺼냈다”고 말했다. 다만 모즈타바가 머물던 병원이 그를 겨냥해 공격받았는지, 헤이다리가 밝힌 구체적인 경위가 모두 사실인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전역을 대규모로 공격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모즈타바의 아버지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이스라엘 측은 군 지휘부와 핵·미사일 관련 시설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부친 사망 뒤 최고지도자 됐지만 모습 감춰
모즈타바는 부친 사망 이후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그러나 취임 이후 공개 행사에 직접 등장하거나 영상·음성 연설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서면 메시지를 통해 이슬람권에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단결하라고 촉구했지만 이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장기간 공개 행보 공백을 두고 건강 이상설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모즈타바가 살아 있다고 본다면서도 공습 당시 왼쪽 팔과 다리 등 “왼쪽 신체 전체에 매우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이 구체적인 근거를 공개하지 않아 이 주장 역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란 정부의 설명은 정반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약 한 달 전 모즈타바와 직접 만나 약 7시간 동안 대화했다며 그가 “완전히 건강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 정책의 큰 방향과 지침도 최고지도자에게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건강하다”는데 왜 공개석상에는 안 나오나
그럼에도 모즈타바가 취임 후 한 번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란 국영 IRNA는 이달 그의 과거 사진을 공개했지만, 해당 사진은 약 2년 전 촬영된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전쟁 상황에서 최고지도자의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해외 언론과 이란 반정부 매체들은 건강 상태와 실제 국정 장악력을 둘러싼 의문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의 장기간 부재가 이란 내부에서 건강과 통치 구조를 둘러싼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헤이다리의 증언은 모즈타바가 처음 공습에서 다친 뒤 치료 과정에서도 추가 공격을 겪었다는 새로운 주장을 더했다. 다만 그의 현재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이나 공개 행보가 없는 만큼, 상반된 주장들을 독립적으로 검증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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