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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어겼다”는 한국…우크라 “대통령 합의 없었다”, 北포로 이송 공개 파장 커진 이유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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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로 가족 안전 위해 이송 비공개 합의”
우크라 “젤렌스키 연설서 포로 언급만 사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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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왼쪽).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두 사진을 합성했다. 스펜서 플랫·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낸 사실을 공개하면서 양국의 외교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송 사실을 비공개로 다루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고 항의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차원의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두 포로의 한국 이송을 알렸다. 이들은 러시아군을 지원하다 2025년 초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 정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에 유감을 표했다. 성기홍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지난 27일 밤 입장문을 내고 공식 설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이튿날 안드리 비슈킨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했다. 비슈킨 대사대리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대통령 차원 합의 없었다”…사전 조율 범위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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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월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지난 6월 외교장관 회담에서 포로 이송을 논의했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합의는 “대통령 차원에서” 없었다고 말했다. 양국은 별도의 합의 문서를 작성하기보다 구두로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소통 담당 보좌관 드미트로 리트빈도 비공개 합의 자체를 부인했다. 그는 대통령이 포로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는 개방된 국가인 만큼 이들을 비밀리에 넘기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국 대통령실의 설명은 다르다. BBC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가 연설에서 포로를 언급하겠다고 사전에 알렸을 뿐, 한국으로 이송한 사실까지 밝히겠다고 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포로 문제를 언급하는 것과 이들의 행선지를 공개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이다.

가족 안전에 포로 교환·무기 지원 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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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에 머물 당시 한국 정착을 희망했다. 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한국 정부가 비공개 합의를 강조하는 이유는 포로와 북한에 남은 가족의 안전 때문이다. 외교부는 AFP통신에 당사자와 가족의 신변이 걸린 사안인 만큼 양측이 비밀리에 처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에도 공개를 꺼릴 이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붙잡힌 자국 군인과 맞교환할 기회를 포기했다는 국내 비판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비공개는 양측의 이해를 함께 고려한 조치였다.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도 거론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AFP에 북한이 파병 병사들을 체제 선전의 영웅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포로의 한국행 공개가 대남 적대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한국 정부가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갈등은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 요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근거로 한국에 방공 무기 등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한국은 전쟁 중인 국가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AP통신은 일부 전문가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를 북한군 참전의 위험성을 부각해 서방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행보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전문가들의 분석으로, 공개를 결정한 구체적인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쟁점은 비공개 약속의 유무와 적용 범위다. 한국 정부는 이송 과정에서 쌓은 신뢰를 훼손한 사안으로 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합의를 부인하거나 대통령 차원에서는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양측의 간극을 드러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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