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도 넘어 조종사·정비사 교육과 부대 운용 준비
기체 확보에서 실전 전력으로…전력화 과정 짚어보니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가 공군에 첫발을 들였다. 그러나 기체를 인수했다고 곧바로 실전 임무를 맡는 것은 아니다. 조종사와 정비요원을 양성하고 부대 운용체계를 갖춰야 비로소 지속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KF-21의 공군 인도를 자주국방의 성과로 평가했다. 이제 관심은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실제 전투력으로 연결하느냐로 옮겨간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에 따르면 KF-21 양산 1호기는 지난 22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에서 공군에 인도돼 첫 운용기지인 예천기지로 이동했다. 공군은 교육훈련과 운용체계 확립을 거쳐 2027년 후반기 전력화를 선포하고 실제 작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첫 인도와 작전 투입 사이의 시간은 기체 결함이나 사업 지연을 뜻하지 않는다. 개발 과정에서 전투기의 성능을 확인하는 일과 군이 이를 부대 단위로 운용할 준비를 마치는 일은 서로 다른 과제다.
전투기 받았다고 끝 아니다…사람과 운용체계가 관건
공군은 인도 이전부터 준비를 진행했다. 지난 6월 KF-21을 운용할 제156전투비행대대를 재창설하고 초도운용요원을 교육했다. 비행교관 자격을 얻은 조종사들은 후속 배치 인원의 기종전환 교육을 맡는다. 정비요원들도 분야별 교육을 통해 기체 관리에 필요한 기술을 익혔다.
앞으로의 핵심은 이들의 경험을 부대 전체로 넓히는 것이다. 조종사는 새 기체의 비행·임무 절차에 익숙해져야 하고, 정비 인력은 점검과 수리를 뒷받침해야 한다. 한 대를 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대가 반복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과정이다.
해외 전투기도 같은 단계를 거친다. 미 공군 힐 기지는 2015년 9월 첫 작전용 F-35A를 받은 뒤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훈련을 진행했다. 미 공군이 초기작전능력 확보를 선언한 시점은 이듬해 8월이었다.
당시 기준은 전투기 보유 대수에 머물지 않았다. 훈련받은 인력과 12~24대 규모의 작전 비행대대, 무장·임무체계, 군수지원 등을 갖추고 정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했다. KF-21과 요구 조건이 같지는 않지만, 기체 인도만으로 작전 준비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공군의 운용 경험, 수출 신뢰로 이어질까
이 과정은 향후 KF-21 수출에서도 의미가 있다. 해외 구매국은 전투기를 들여온 뒤 자국 조종사를 교육하고 기체를 정비하며 장기간 운용해야 한다. 성능과 도입 가격뿐 아니라 도입 이후의 지원 능력도 살펴야 하는 이유다.
한국 공군이 축적할 운용 경험은 이런 판단에 참고할 근거가 될 수 있다. 실제 부대에서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부품 교체와 정비에 얼마나 시간이 드는지 확인하면 해외 고객에게 제시할 지원 계획도 구체화할 수 있다.
다만 첫 인도 자체가 운용 신뢰성을 모두 입증한 것은 아니다. 현재는 경험을 쌓기 시작한 단계다. 향후 가동률과 정비 부담, 부품 공급의 안정성을 확인해야 수출 경쟁력을 평가할 자료도 두터워진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첫 인도 당시 후속 납품과 군수지원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공군 역시 조종사 기종전환과 정비요원 교육을 이어가며 분야별 운용체계를 단계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KF-21의 다음 성과는 인도 대수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필요한 때 출격하고 임무를 마친 뒤 다시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한국 공군이 쌓아갈 이 기록은 해외 구매국이 KF-21을 판단할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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