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표적 3150개 이상 격추 주장…제한된 탄약 속 누적 전과 공개
록히드마틴과 블록 70/72 전환 가능성 논의…도입·지원 확정은 아냐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지원받은 F-16 전투기로 러시아 순항미사일 666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탄약 부족에도 성과를 냈다는 설명과 함께 제작사인 록히드마틴과 최신형 F-16으로의 전환 가능성까지 논의했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군 발표에 따르면 공군 대표단은 록히드마틴 관계자들과 만나 F-16의 실전 운용 경험을 공유하고 성능 개선 방안을 협의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누적 전과는 공중 표적 3150개 이상이다. 순항미사일 666발과 각종 무인기 약 2500대가 여기에 포함된다. 러시아군 지상 표적을 향해서도 650회 넘게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발표한 수치로 독립적인 검증을 거친 전과는 아니다. 지상 공습 650회 역시 공격 횟수를 뜻하며, 표적 650개를 파괴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탄약 부족 속 내놓은 성적표…격추 숫자만으론 모르는 것
우크라이나 공군은 제한된 탄약으로 보유한 F-16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개한 전과에서도 러시아 전투기와의 공중전보다 순항미사일과 무인기를 막는 방공 임무가 두드러졌다.
록히드마틴의 F-16 전력개발 책임자 코너 맥과이어는 우크라이나 조종사와 정비 인력의 운용 능력을 평가하고 기존 기체의 성능 개선 의지를 밝혔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전했다.
다만 누적 격추 숫자만으로 F-16의 방어 능력 전체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요격을 시도한 표적 가운데 몇 개를 놓쳤는지, 격추에 미사일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등이 함께 나와야 효율을 따질 수 있다.
탄약 부족과 누적 전과도 서로 모순되는 주장은 아니다. 지금까지 거둔 성과가 크더라도 앞으로 사용할 탄약은 부족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F-16의 활용도를 보여주는 자료지만,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충분해졌다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
기존 기체 넘어 최신형까지…누가, 어떻게 확보하나
이번 면담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F-16 블록 70/72로의 전환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점이다. 지원받은 전투기의 운용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최신 생산형 도입 문제까지 테이블에 올린 것이다.
록히드마틴에 따르면 블록 70/72는 APG-83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개선된 항공전자장비 등을 갖춘 기종이다. 제작사는 기체의 설계 수명을 1만2000시간으로 제시한다. 다만 첨단 레이더를 탑재했다는 이유로 스텔스 전투기와 같은 생존 가능성을 갖췄다고 볼 수는 없다.
논의가 곧 도입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번 발표에는 구매 계약이나 지원 확정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직접 구매할지, 다른 국가의 지원을 추진할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최신형 전투기를 무상으로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
실제 전력화까지는 재원과 미국의 수출 승인, 생산·인도 일정, 조종사와 정비 인력 교육 등을 풀어야 한다. 새 전투기를 확보하더라도 이를 무장시킬 미사일과 폭탄은 별도로 필요하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발표로 기존 F-16의 실전 성과와 차기 전력에 관한 관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다음에 확인할 것은 더 큰 격추 숫자보다 구체적인 도입 방식과 비용 부담 주체다. ‘최신형 논의’가 실제 전력 확보로 이어지는지는 여기에 달렸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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