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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 아기’에 안락사 시행” 인정…아동에게 적용해도 되나? 네덜란드 논란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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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관계 없음 123rf.com


네덜란드가 안락사 확대 법안에 따라 1세 신생아에게도 안락사를 허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CBS 등 외신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중증 질환을 앓는 1~12세 아동에 대한 생명종결 규정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해당 절차에 따라 생을 마감한 아동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됐다.

네덜란드 정부 산하 심사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아동은 가족이 해외에 머물던 시기 임신 26주 3일 만에 극심한 조산으로 태어났다. 이후 여러 합병증을 겪었으며, 반복적인 감염이 발생해 패혈증으로 이어졌다.

아동은 생후 약 4개월 반이 됐을 때 네덜란드로 옮겨졌으며, 의료진이 실시한 MRI 검사에서 매우 광범위한 뇌 손상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이후 경직성 뇌성마비가 발생했고, 시각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뇌성 시각장애도 나타난 것으로 평가됐다.

생후 8개월 무렵에는 영아 연축 증후군(infantile epileptic spasms syndrome)이라는 심각한 형태의 간질도 진단받았다.

아동의 상태는 치료를 거듭해도 호전되지 않았다. 심각한 운동장애와 발달장애가 지속됐으며, 의료진은 운동 능력뿐 아니라 행동과 성격 등 인간의 거의 모든 기능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고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아동이 2세가 되기 직전 실시된 평가에서 실제 발달 수준은 생후 약 6주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해당 아동의 주치의는 다른 지역의 독립적인 의료진에게 의견을 요청했다. 당시 일부 의사들은 아동이 지속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없으며 간질 발작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는 약물치료 등을 아직 시도해 볼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주치의는 추가적인 치료를 시도했으나 치료 과정에서 새로운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해당 치료는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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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관계 없음 123rf.com


다시 열린 심사 과정에서 주치의를 제외한 독립된 두 번째 의료진은 아동이 겪는 고통이 명백하고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며 더 이상 고통을 끝낼 합리적인 치료 대안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주치의는 네덜란드가 규정하는 생명 종결 요건이 충족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뒤 안락사 허가 판정을 냈다.

당시 아동의 부모도 오랜 숙고 끝에 아동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생명종결을 요청했다. 아동 본인의 의사 표현이 불가능했던 만큼 부모의 전적인 동의를 바탕으로 절차가 진행됐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성인 안락사를 합법화한 이후 2024년부터 적용 대상을 1세 이상 12세 미만 난치병 아동으로 확대했다. 다만 ▲회복 가능성이 없을 것 ▲지속적이고 견디기 힘든 고통이 수반될 것 ▲이를 완화할 대안이 없을 것 ▲독립된 전문의의 2차 소견을 거칠 것 등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생후 24개월을 앞둔 아동에 대한 안락사는 새 규정에 따라 당국에 보고된 첫 사례가 됐다.

1~12세 아동에 자기결정권 적용 가능할까앞서 네덜란드 정부는 1~12세의 아동이 스스로 생명종결을 요청할 수 있을 정도의 의사결정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고 12세 미만 아동에게는 안락사를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새 규정에서는 아이가 불치의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고, 그 고통을 끝낼 합리적인 다른 방법이 없으며, 가까운 장래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부모와 의사가 협의해 생명종결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아동이 안락사와 관련해 타인이 이를 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생명종결 심사위원회는 공식 보고서에서 “아이가 자신의 고통을 직접 표현하거나 그 고통이 견디기 힘든 수준인지 스스로 설명할 수 없었다”면서 “생명종결 결정 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명시했다.

이어 “대신 부모의 생명종결 요청이 자발적이고 일관됐으며 부모가 생명종결에 동의했다고 판단했다”며 “생명종결을 결정한 주치의의 모든 과정은 합법적 범위에 있엇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현지 매체 NL타임스에 따르면 12세 미만 아동의 안락사는 부모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다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고 아이의 의사에 반해 생명을 종결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안락사가 확인된 1세 아동의 경우 이 원칙을 적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의사 표현이 불가능했으며, 이에 따라 요청과 의료진의 판단이 안락사 허가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소아완화의료 전문가 에두아르트 페르하겐은 현지 언론에 “고통이 너무 심하고 이를 끝낼 합리적인 다른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 이르면 생명종결이라는 단계를 밟을 수 있다”면서 “다만 이러한 결정은 의사에게 의학적, 감정적으로 어려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1~12세 아동의 안락사 규정은 만들어질 당시부터 논쟁의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었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에 따르면 현지 소아과 의사 딕 뮐은 “어린 아이들의 의사결정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소아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1~12세의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아동에게도 생명종결 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불법 안락사 시행하면 최대 12년형”한편 202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네덜란드에서 이를 불법적으로 시행한 의사는 최대 12년의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더불어 모든 안락사 사례는 네덜란드 생명종결 심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네덜란드에서는 조력 자살(의료적 지원을 통한 죽음) 또는 안락사로 인한 사망자는 1만 34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대비 3.8% 증가한 수치다.

네덜란드가 모든 연령대의 어린이에게 의사의 도움을 받아 안락사를 허용하는 최초의 국가는 아니다. 벨기에는 2014년부터 이를 허용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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