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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돕던 이웃국도 빗장…러 흑해 봉쇄에 세계적 곡물 수출국 우크라의 몰락 [이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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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7일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주의 한 곡물 저장 시설에서 농부가 올해 수확한 밀알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주요 수출품인 곡물의 물류가 막히면서 국가 재정 전체가 흔들리는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은 4일(현지시간) 폴란드와 루마니아가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운송 통로 확대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타라스 비소츠키 우크라이나 농업장관은 최근 유럽연합(EU)을 방문해 곡물 수송량을 늘려줄 것과 높은 운송비를 보전하기 위해 11억유로(약 1조 6500억원)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접경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가 이를 거부하며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비소츠키 장관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흑해 항구와 상선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이 3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기존 해상 수출 항로가 마비됐다”면서 “상황이 매우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황이 봄까지 지속된다면 내년 파종 면적이 35~4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봉쇄가 큰 위기가 되는 것은 전체 외화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농산물 수출에서 나올 만큼 국가의 가장 큰 ‘달러 박스’이기 때문이다. 과거 우크라이나는 곡물의 약 90%를 남부 오데사 등 흑해 항구를 통해 전 세계로 수출했으나 개전 이후 러시아의 공격과 봉쇄로 이 해상경로는 마비됐다. 이에 돌파구를 찾은 곳이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통한 우회 수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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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해 지도와 우크라이나 수출항인 오데사 지역. AI 생성 이미지


그러나 개전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 온 두 나라도 곡물 수출을 돕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바르나 탄초스 루마니아 농업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산 곡물 과잉 공급과 다뉴브강 수위 저하가 겹쳐 루마니아 항구도 이미 과부하 상태”라면서 “루마니아 농민들도 자국 농산물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유럽 영토를 거치며 현지 시장에 대량 유입되면서 일부 동유럽 국가들의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다. 또한 동유럽의 기존 철도와 다뉴브강 항구들도 과부하 상태라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수송하기에 벅찬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EU로부터 11억유로를 지원받아 물류 업체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두고 전쟁을 벌이면서 양국의 수출 감소로 인해 전 세계 곡물 교역량의 17% 이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외교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흑해 위기로 인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기록된 모든 사상자 수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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