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경 2명과 관계 숨기고 거짓 해명…메시지 삭제까지 압박
징계위 “재직 중이었다면 해임”…퇴직 뒤에도 경찰 복귀 제한
영국에서 근무 중 부하 여성 경찰관과 성관계를 맺고 또 다른 부하 직원과의 관계까지 숨긴 전직 경찰청장이 경찰 조직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그는 이미 퇴직했지만 징계위원회는 중대한 비위 행위를 인정하고 경찰 재취업을 제한하기로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영국 햄프셔·와이트섬 경찰청의 전 청장 스콧 칠턴(53)이 부하 여성 경찰관 2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이를 은폐한 사실이 징계위원회 심리에서 인정됐다.
징계위원회는 칠턴이 경찰의 정직·청렴 의무와 직무상 행동 기준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단순히 사적인 관계를 맺은 데 그치지 않고 최고위직의 권한을 이용하거나 관계를 숨기려고 반복적으로 거짓말한 점을 문제 삼았다.
칠턴은 33년간 경찰에 몸담았으며 2023년 2월 경찰청장에 올랐다. 그러나 부하 직원들과의 관계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뒤인 지난해 4월 퇴직했다.
근무 중 부하 여경과 성관계…청장 된 뒤에도 또 다른 관계징계위원회에 따르면 칠턴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경찰 간부로 근무하면서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여성 경찰관 A와 성적인 관계를 맺었다. 두 사람은 근무 시간에도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칠턴은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 대응을 지휘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런 관계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으며 이후 경찰청장에 지원하는 과정에서도 관련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경찰청장에 오른 뒤에도 이어졌다. 칠턴은 2023년 취임 직후 또 다른 부하 여성 경찰관 B와 관계를 맺었다. 징계위원회는 그가 자신의 지위를 성적인 목적으로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칠턴은 두 번째 관계가 드러날 상황에 놓이자 상대 여성에게 메신저 대화 내용을 삭제하고 비밀을 지키도록 압박했다. 아내가 참석하는 행사에는 나오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메시지 삭제 압박까지…“재직 중이었다면 해임”징계위원장을 맡은 미셸 스키어는 칠턴이 자신의 행동을 감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거짓말하고 동료들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하 직원에게 침묵을 요구한 행동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권력 불균형이 드러났다고 판단했다.
조사 과정에서 칠턴은 두 번째 여성과의 관계는 인정했지만 첫 번째 여성과의 관계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개인적인 문제였을 뿐 경찰 업무나 공공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족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징계위원회는 4건의 중대한 비위 행위를 모두 인정했다. 이어 칠턴이 현직이었다면 즉시 해임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의 이름은 경찰 재취업 제한 명단에 오르며 최소 5년간 경찰 등 관련 법 집행기관에 취업하거나 임명될 수 없게 된다.
영국 독립경찰감찰기구(IOPC)의 데릭 캠벨 국장은 칠턴이 최고위 경찰 간부에게 요구되는 정직성과 청렴성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경찰 조직뿐 아니라 경찰 지도부 전체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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