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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술 무단 사용했나…저작권 소송하던 디즈니, 이번엔 피소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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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경희대·항공대·광운대, 美법원에 특허침해 소송
디즈니+·훌루 등 영상 압축기술 5건 침해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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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로고(왼쪽)와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경을 합성한 이미지. ETRI와 국내 대학 3곳은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 측 영상 압축기술 관련 특허 5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디즈니+·ETRI 자료사진 기반 AI 생성·합성


자사 캐릭터의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온 미국 디즈니가 이번에는 한국 연구기관과 대학들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했다. 한국 측은 디즈니+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한국 연구진이 개발한 영상 압축기술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미국 지식재산권 전문매체 IAM과 법원 기록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경희대·한국항공대·광운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지난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월트디즈니컴퍼니와 관련 계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측이 문제 삼은 것은 영상 압축기술 HEVC(H.265)와 관련된 미국 특허 5건이다. ETRI가 2건을 단독 보유하고 나머지 3건은 대학들과 공동 보유하고 있다.

HEVC는 고화질 영상을 상대적으로 적은 데이터로 압축해 전송하는 기술이다. 인터넷으로 영화와 드라마, 스포츠 중계 등을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활용된다. 한국 측은 디즈니+와 훌루, ESPN 등의 영상 처리 과정에서 해당 특허가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2024년부터 기술 사용료 협의…합의 못 하자 소송이번 소송은 2024년부터 이어진 특허 사용료 협의가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제기됐다.

한국 측 소장에 따르면 특허 라이선스 관리업체 액세스 어드밴스는 2024년 12월 디즈니에 영상기술 라이선스 협의를 제안했다. 양측은 이듬해 2월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사용 조건과 가격 등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액세스 어드밴스는 지난해 11월 이번 소송 대상 특허가 포함된 목록을 전달했다. 올해 9월에도 갱신된 목록을 보냈지만 디즈니는 관련 특허 사용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게 한국 측 설명이다.

액세스 어드밴스가 운영하는 영상 특허 라이선스 프로그램에는 메타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미국법인 등 8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ETRI 등은 소송 제기 전 최대 6년 동안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특허침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청구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특허침해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디즈니의 영상 처리 방식이 해당 특허의 권리 범위에 포함되는지 등을 법원이 판단해야 한다. 최대 6년 역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기간의 범위로, 그동안 침해가 있었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저작권 소송하던 디즈니…이번엔 한국 기술로 피소디즈니는 그동안 자사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6월에는 유니버설과 함께 AI 이미지 생성업체 미드저니를 제소했다.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와 ‘겨울왕국’의 엘사 등 유명 캐릭터를 허락 없이 복제·생성했다는 이유였다.

같은 해 9월에는 유니버설·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와 함께 중국 AI 기업 미니맥스에도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미니맥스의 AI 서비스가 할리우드 영화 캐릭터를 무단으로 활용했다는 주장이었다.

이번에는 한국 연구기관과 대학들이 제기한 소송의 피고가 됐다. 다만 앞선 사건들은 캐릭터 등 창작물에 관한 저작권 분쟁이고, 이번 사건은 영상 압축기술에 관한 특허권 분쟁이다. 두 사건의 법적 판단 기준은 다르다.

ETRI도 해외 기업을 상대로 특허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스냅챗 운영사 스냅을 상대로 영상 압축기술 관련 미국 특허 6건의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5건이 이번 디즈니 소송 대상과 겹친다.

IAM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디즈니와 ETRI, 액세스 어드밴스에 의견을 요청했지만 즉각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결국 쟁점은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 측 특허를 실제로 침해했는지,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다. 법원의 판단은 한국 연구기관과 대학들이 보유한 영상기술의 해외 특허권 행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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