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 보도는 다소 잠잠해졌지만, 지난해 큰 충격을 몰고 온 딥시크는 사실 인공지능(AI) 업계에서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가성비 모델을 통해 토큰 사용량 기준 1·2위를 다투는 규모로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서방 프런티어 모델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딥시크는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에서 성능을 대폭 높여 가성비 모델에서 초가성비 모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공개한 ‘딥시크 V4.1 플래시’ 모델은 고성능 모델인 V4-Pro를 이기면서 프로 모델을 플래시 모델로 대체한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V4.1 플래시 모델은 기본 5520억개의 파라미터에 Engram(조건부 메모리) 파라미터 1960억개로, V4-Pro의 1.6조개보다 파라미터가 적은데도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V4.1 플래시의 토큰 생성 시 활성 파라미터는 프리필 80억개, 디코드 160억개로 V4-Pro의 약 490억 개보다 훨씬 적은 편입니다.
여기에 많은 고성능 메모리를 요구하는 KV 캐시의 양을 토큰 당 890바이트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절감해 비싼 HBM 메모리 사용량을 줄인 점 등도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속도는 높인 비결로 꼽힙니다.
그런데 딥시크는 불과 한 달 만에 사후 훈련으로 V4.1 플래시를 개선한 ‘V4.1 플래시 1017’을 공개했습니다. 이 모델은 ‘자기 피드백을 통한 강화 학습’(RLSF) 기술을 사용해 모델 스스로가 작업 결과물을 평가하고 답변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성능을 빠르게 개선했습니다.
특히 딥시크가 공개한 오픈소스 AI 코딩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이자 작업 환경(에이전트 런타임)인 하네스(Harness) 최적화를 통해 에이전틱 코딩 환경에서 자기 코드 테스트→실패→수정→재시도 루프에서 이전 버전보다 현저히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델이 불필요한 설명을 줄이고 원하는 결과만 출력하는 결과 압축 기술로 토큰 수를 줄여 속도는 높이고 비용은 줄였습니다.
딥시크 측은 딥시크 V4.1 플래시 1017이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몇몇 벤치마크에서 서방의 프런티어 모델을 앞섰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V4.1 플래시 1017은 AI 코딩 에이전트의 장기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역량을 평가하는 벤치마크인 DeepSWE에서 77%의 점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클로드 오푸스 5의 74%를 앞선 수치입니다.
딥시크 V4.1 플래시 1017은 현재 딥시크 V4.1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서비스 가격은 백만 토큰 기준으로 피크 시간대 입력 0.3달러, 출력 1.20달러(오프피크는 절반 수준)로 비슷한 성능의 서방 모델보다 저렴합니다. 딥시크 V4.1 플래시는 공식 출시 이후 사용량이 크게 폭증하며 가성비를 바탕으로 개발자 및 에이전트 작업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딥시크 V4.1 플래시는 오픈소스 AI 코딩 에이전트인 오픈코드(OpenCode)에서 토큰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성능을 더 높인 후속 모델을 한 달 만에 선보이며 현재도 높은 토큰 점유율을 더욱 늘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모델이라는 점 때문에 자체 서버에서 활용하는 기업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최신 프런티어 모델이 성능에서는 조금씩 앞서 나가고 있지만, 딥시크를 필두로 한 중국 모델들은 가성비를 내세우면서 실제 사용량을 무섭게 늘린 상태입니다.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가성비 모델을 앞세운 중국의 전략은 자체 모델을 개발 중인 우리에게도 타산지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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