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 주요 정유 시설이 잇달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아스트라 등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이 밤사이 니즈니노브고로드주 크스토보의 정유공장을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가 소유한 사마라주 노보쿠이비솁스크 정유공장과 우파 지역에 있는 바슈네프트-노보일 정유 시설 등이 대규모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도 이날 우크라이나 모니터링 그룹인 ‘드니프로 오신트’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드론이 3일 연속 러시아의 주요 정유 시설 3곳을 겨냥했다”며 “이 시설들은 러시아 전체 정유 용량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방위업체 파이어포인트는 노보쿠이비솁스크와 크스토보 정유 시설 공격에 자사 드론이 사용됐음을 확인했다.
파이어 포인트 측은 “우크라이나군이 FP-1 드론을 이용해 노보쿠이비솁스크 시설을 공격하고 디젤 수소처리 장치를 포함한 여러 지점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파이어포인트는 자사의 FP-1 드론이 60㎏ 규모의 폭발물을 탑재하고 3400㎞를 비행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FP-1은 2024년부터 실전 배치됐으며, 고정익의 일회용 공격 드론이다. 2기통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며 로켓 부스터를 이용한 레일 발사 방식을 이용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최대 항속 거리는 약 1600㎞지만 사거리를 늘린 업그레이드 버전이 이미 실전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우크라이나가 2500㎞ 떨어진 옴스크 정유시설을 공격할 당시에도 FP-1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 러 정유시설 공격 중단한 것 아니었나유나이티드24는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을 중단한 지 2주 만에 재개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9일 작전 내용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10월 중순 장거리 공격을 수행하는 부대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작전을 사실상 보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이미 진행 중이던 작전은 마무리하되, 이후 정유시설을 겨냥한 공격은 당분간 중단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장거리 공격 작전에 관여하는 우크라이나군 관계자 2명은 WSJ에 “예브게니 흐마라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외교적으로 민감한 상황인 만큼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잠시 자제하는 편이 낫겠다는 군의 판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흐마라 장관의 뜻을 수용하면서도 정유시설 공격 금지 명령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7일 기자들에게 “우리 군에게 최근 며칠 동안 조금 더 신중하게 작전을 수행하라고 전했다. 다만 정유시설을 공격하지 말라는 명령은 없었다”며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가 현재 러시아 내 다른 유형의 목표물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평가했으나,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미국의 제안을 수용한 적이 없다”는 반박이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당국자는 키이우인디펜던트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정유공장을 30일간 공격하지 말자고 제안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누구도 ‘공격 중단’ 명령을 내리진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 재개와 관련해 러시아 측에서는 격한 비판이 쏟아졌다.
아나돌루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지난달 30일 러시아 매체 베스티(Vesti)에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유시설 공격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들은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따르지 않았고 내 생각에는 그를 그냥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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