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당국자들 “수주간 제한적 타격”…대규모 전투 재개 신호 피하려 비공개
일부는 “호르무즈 상선 보호 위한 방어 조치”…구체적 표적·피해는 미확인
미군이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두고 이란 게슘섬을 타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군은 최근 수주간 제한적인 타격을 비공개로 이어왔다는 것이다.
WSJ은 2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군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있는 게슘섬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표적과 사용 무기, 인명·시설 피해는 보도에 담기지 않았다.
로이터통신도 3일 이 보도를 전하면서 이란 관영 IRNA가 앞서 게슘섬에서 여러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의 타격 보도는 WSJ을 인용한 것으로, 별도의 독립 확인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트루스소셜에 “미국에서 11월 3일 열리는 중간선거 전에는 어느 때라도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당시 그는 이란과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이란 항구 봉쇄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미군은 이후에도 소규모 공격을 계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취재진에게 “우리는 이란과 전쟁을 했고 이겼다”며 “몇 달 동안 전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상선 공격 막기 위한 조치”…대규모 작전과 선 그어
일부 미 당국자는 이번 타격들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 능력을 제약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 당국자는 대규모 전투 작전을 재개한다는 신호를 주지 않으려고 미국이 의도적으로 공격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WSJ에 말했다.
선거 전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달리, 현장에서는 제한적 군사행동이 이어졌다는 보도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를 전면전 재개와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게슘섬에는 대형 지하 미사일 시설과 해군기지, 주요 담수화 시설이 있다. 미국은 앞선 교전에서도 이 섬을 공격했고 당국자들은 점령 방안까지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어느 시설을 겨냥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WSJ의 질의를 중부사령부로 넘겼다. 중부사령부는 WSJ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한 미 당국자는 WSJ에 행정부가 역내 미군에 대한 위협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공습 재촉…트럼프는 협상 가능성 강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요구하고 있다. AP통신은 그가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공격을 촉구했지만 군사행동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에서 과반을 잃은 뒤 국내에서 부정선거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AP는 이란과 전면전이 재개되면 그의 비상정부 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총선 전부터 공습을 요구해왔으며, 이번 게슘섬 타격이 그의 요구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이후 이란 공격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2일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그가 여전히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미국은 추가 타격에 대비해 역내 방공 전력과 탄약을 늘리는 동시에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2일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와 관련해 “공은 미국 쪽에 있다”며 미국의 대응을 요구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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